가축재해·자동차보험 피해도 잇따라…손보업계 하반기 실적 우려↑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역대급 긴 장마와 폭우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면서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이 예년 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축재해보험,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액도 커지고 있어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손해보험업계가 하반기에는 여름철 장마·태풍 등 자연재해에 발목이 잡혀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농작물·가축 피해 접수 급증…손해율 상승 우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 오후 6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NH농협손해보험에 접수된 농작물재해보험 관련 피해건수는 총 3만5,206건으로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면적은 1만2,553헥타르(ha, 약 3,797만평)에 이른다.

품목별로 벼 피해건수가 1만7,384건으로 약 50%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원예시설(5,955건), 복숭아(3,403건), 배(2,306건) 순이다. 고추·콩·인삼·사과·자두 등 기타 품목 피해건수도 6,15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손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피해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그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가축재해보험 사고접수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가금·돼지·소 등 가축 관련하여 농협손보에만 총 17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은 정책성보험이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은 농협손보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가축재해보험은 농협손보를 비롯하여 KB손보, 한화손보, DB손보, 현대해상 등이 다루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 수는 33만9,582건이며 가입률은 38.8% 수준이다. 가축재해보험의 경우 가입률이 83.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지난 3년간 매년 악화 추세를 보인다. 지난 2017년 89.0%를 기록했던 손해율이 2018년 103.2%, 지난해 186.2%로 급등했다. 이에 올해는 200%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사진출처=PIXABAY)

◇ 기록적인 폭우·장마에 속타는 손보업계

올해 사상 처음으로 장마가 50일째 계속 이어지면서 손보업계 전반이 손해율 악재에 울상을 짓게 됐다.

유례없이 긴 장마에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만큼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풍수해보험 등과 같은 정책성보험과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손보사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한 달간 국내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침수 피해건수는 총 7,000건 이상이다. 이 기간 침수관련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7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해 손해액(343억원)보다 2배 이상 큰 손실을 입은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손해액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2011년이다. 이 때 집중호우로 인해 손보업계는 993억원 규모의 자동차 침수피해를 입었다. 올해 9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우면서 향후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세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코로나19로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린 손보사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여름철 침수피해로 인해 벌써부터 하반기 실적 악화를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급으로 긴 장마에 전국적으로 침수피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손실액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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