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7% 성장한 초회보험료 규모…전달 대비 5월은 첫 감소세 진입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에 따른 비이자이익 축소 우려로 대체 수입원을 찾던 은행권과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위축에 고심하던 생명보험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초 불티나게 팔리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상품의 실적이 한 풀 꺾이는 모양새다.

◇ 방카로 실적 방어한 생보사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올해 1~5월 누적 초회보험료는 2조8,672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5,774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우려와 달리 해당 기간 생보사 판매 실적이 증가한데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선전이 컸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권 판매망을 통해 은행고객을 대상으로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조2,241억원으로, 전년도(1조9,051억원)와 비교해 1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 채널을 통해 거둔 초회보험료는 3,829억원으로 전년도(4,000억원) 보다 4.3% 감소했으며, 임직원을 거친 초회보험료 역시 745억원에서 636억원으로 14.6%로 줄어든 것에 비해 오히려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대리점 초회보험료는 1,810억원을 기록해 전년(1,781억원) 대비 1.3% 늘어난데 그쳤다.

방카슈랑스 실적은 은행권의 판매 의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홍역을 치른 은행들은 고위험 펀드 판매가 막히자 올해 일찌감치 보험영업을 공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영업 위축이 불가피해진 보험사들도 은행을 통한 보험판매 확대로 실적을 방어하는 기조를 같이 했다. 이에 역마진 우려에 저축성보험 판매를 억제하기 시작하면서 줄었던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게 됐다.

◇ 5월 들어 처음으로 ‘주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934억원으로 전년 동월(3,252억원)에 비해 9.8% 적었다. 이후 2월 4,381억원으로 확대된 뒤 3월 5,637억원, 4월 5,782억원을 기록하며 매월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1월 3.252억원, 2월 3,326억원, 3월 4,075억원, 4월 4,267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흐름이 다소 바뀌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매월 확대되던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이 5월부터 처음으로 축소됐다.

지난 5월 한 달간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3,714억원으로 전월 기록한 5,782억원보다 36%(2,068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년동월(4,131억원) 대비해서도 약 10%(417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향후 추이를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업계는 은행권이 올해 목표했던 방카슈랑스 실적 달성에 조기 근접하면서 앞으로 방카슈랑스 판매 기세가 점차 둔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보험상품 판매를 더 공격적으로 늘리고 싶어도 방카슈랑스 규제에 막혀 방법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 ‘25%룰’에 따라 은행마다 특정 보험사 상품판매 비중이 신규모집 상품 총액의 25%를 넘을 수 없다. 은행들은 올해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방카슈랑스 판매 과열 양상에 금융당국이 지난 7월부터 선납수수료제도를 폐지한 점도 향후 방카슈랑스 판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생보사별 영업 전략이나 상품 경쟁력에 따라 방카슈랑스 실적의 차이가 날수는 있지만 생보사 의지로 판매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하긴 힘든 구조”라며 “사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자 올해 초부터 방카슈랑스 영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은행들이 목표로 했던 만큼 실적이 차자 다소 완화 기조로 돌아서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판매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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