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빅4 합산 335억원 추정…“손해율에 악영향 클 듯”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지난 한 달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벌써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태풍 하구핏의 직접적인 영향은 다소 비켜가고 있으나 다량의 수증기 유입으로 중부지방에 연일 폭우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점점 악화되는 손해율을 바라보는 손보업계 내 긴장감이 감돈다.

◇ 빅4 차량침수 피해건수 3000건 ‘육박’…손해액 335억 추정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 오전 9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빅4 손보사에 접수된 비래물·차량침수 피해건수가 3,04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비래물 피해건수는 약 100건 내외로, 대부분의 피해가 차량침수로 인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추정손해액은 335억1,900만원이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빅4 손보사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은 80% 정도다.

지난해 7월에서 10월 사이 장마 및 태풍(다나스, 링링, 타파, 미탁)으로 인해 발생한 11개 손보사 전체 추정손해액이 34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년 피해 수준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2016년의 경우 10월 한 달간 태풍 차바 피해로 인한 11개사 추정손해액은 455억원(피해건수 5,381건)이었으며,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집중호우 피해로 인한 추정손해액은 419억원(피해건수 4,039건)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 침수피해 1건당 손해액은 다른 사고에 비해 훨씬 큰 편이다. 자동차에 물이 차서 고장이 나는 경우에는 거의 가치를 상실하는 수준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며 “특히 꾸준히 내리는 비보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의한 침수피해는 대비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피해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 하염없이 내리는 비…커지는 손해율 걱정

그칠 줄 모르는 많은 비와 함께 손보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태풍, 홍수 등에 의한 침수피해가 급증하면서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 빅4 손보사의 손해율은 85~85.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00% 웃돌던 것과 비교하여 안정권으로 들어서긴 했으나 업계에서 판단하는 적정 손해율인 78~80% 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단기간 중부지방에 집중된 국지성 집중호우는 손해율 악화에 다시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여름철은 태풍·홍수·폭염 등이 집중되어 있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시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손보사들의 걱정이 한층 더 크다.

태풍이 아직까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진 않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시기인데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의 장맛비가 이달 10일 이후에나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휴가를 맞아 차량 운행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손보사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 교통사고 급증에 따라 손해율에 악영향이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지역을 찾는 여행 수요가 늘면서 휴가철 사고건수가 전년대비 약 3~8%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침수피해로 인해 1~2% 정도 손해율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 빗길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피해까지 감안하면 손해율 상승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량침수나 비래물 피해는 사실 평소에 자주 발생하는 사고는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피해 규모가 컸다고 해서 이후 남은 특정시기까지 피해 규모를 가늠하거나 단정 짓긴 힘들다”며 “다만 현재까지 기준만으로도 이미 작년보다는 피해가 큰 수준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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