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하구핏’ 영향권으로…휴가철 교통사고·차량침수 피해↑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길어지는 장마에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들썩거릴 조짐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향후 손해율 악화에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하구핏 북상에 손보업계 ‘먹구름’

2일(14시 10분 기준)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특보가 발효된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북부, 경북북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20mm 내외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리고 있고 가운데 올해 여름 첫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대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당분간 장마전선이 더 활성화되고 오는 4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쪽에서 다가오는 강한 비구름대의 영향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8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며 일부지역은 시간당 100mm 이상이 내릴 예정”이라며 “시설물관리와 저지대 침수 피해, 빗길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상보다 더 길어지는 장마 속에 태풍 북상까지 더해져 손해보험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빗길 교통사고나 태풍, 홍수 등에 의한 침수피해가 급증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9일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사 4곳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1.62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차량침수는 1,585건으로, 차량 피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추정손해액은 161억2,000만원 달한다.

▲ (자료출처=기상청)

◇ “손해율 좀 안정세 찾나 했더니…”

지난 6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해보험·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85~85.5%로 수준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으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 손해율을 78~80%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 수준까지 치솟으며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던 손보사들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차량 운행량 자체가 줄어 자동차사고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연초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함께 자동차사고가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점점 안정을 찾게 됐다.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손보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상당수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다. 3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월부터 다시 상승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하반기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율이 악화될 일만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부지방을 덮친 집중호우에 이어 올 여름 첫 태풍이 북상한다는 예보까지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업계의 고심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여름철은 태풍, 홍수 등이 집중되어 있어 전통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계절이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됨에 따라 자동차 운행량은 더 늘어날 일만 남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움츠려있던 외부활동이 차츰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올해는 국내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는 악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주요 휴양지가 밀집해있는 강원, 부산·경남지역 등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전년대비 증가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휴가철 사고건수도 지역별로 전년대비 약 3~8% 증가할 것으로 예측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반사이익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그야말로 일시적인 효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하반기 손해율이 다시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상반기 손해율이 개선됐으니 보험료를 낮추라는 압박이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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