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비대면 판매비중 확대…생보사는 그래도 대면영업 중심 고수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코로나19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언택트 시대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전화영업 등 비대면 채널 활용을 높이는 손해보험사들과는 달리 생명보험업계는 요지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 ‘비대면’ 손보는 늘리고 생보는 줄이고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분기(1~3월 누적) 기준 10개 손보사의 TM(텔레마케팅)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원수보험료는 1조5,27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33억원) 대비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CM(사이버마케팅)채널 원수보험료는 더욱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도 8,766억원에서 올해 1조1,332억원으로 29.2% 증가했다.

이에 전년도 6.4%이던 TM채널 비중은 6.7%로, CM채널 비중은 4.2%에서 5.0%로 각각 0.3%포인트(P), 0.8%포인트(P) 늘었다. 이에 따라 손보사 원수보험료의 11.7%는 비대면채널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생보사들은 대면영업이 늘고 비대면영업은 축소되는 등 손보사들과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누적 기준 24개 생보사가 TM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2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87억원) 대비 32.3% 감소했다. CM채널 초회보험료도 94억원에서 53억원으로 43.6%가량 뚝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오히려 대면채널은 통해 들어온 초회보험료는 1조9,960억원에서 2조3,590억원으로 18.2%로 늘었다.

생보사의 TM채널 비중은 1.9%에서 1.1%로 0.8%포인트(P) 줄었으며, CM채널 역시 0.5%에서 0.2%로 0.3%포인트(P)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접촉 지양하게 되면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과 달리 오히려 비대면 가입 비중이 97.6%에서 98.7%로 늘은 것이다. 생보사의 비대면 비중은 0.13%에 불과하다.

◇ 향후 가장 성장시켜야 할 채널? 생·손보사별 CEO 의견차 뚜렷

앞으로도 손보사에 비교하여 생보사의 비대면 채널 활용도는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 최고경영자(CEO)들 대다수가 아직도 비대면 채널보다는 전속설계사 및 GA 등 대면 채널을 키워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이 보험사 CEO 대상으로 실시한 '포스트 코로나 전망과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보사 13곳 중 9개사의 CEO가 향후 자사에서 가장 성장시켜야 하는 채널로 비대면(TM·CM)채널을 선택했다. 전속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를 선택한 손보사 CEO는 각각 2명이었다.

반면 생보사의 경우 23곳 중 10개사의 CEO가 비대면 채널을 꼽았으며, 전속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 방카슈랑스가 각각 6명, 5명, 2명의 선택을 받았다.

대다수 손보사 CEO는 비대면 채널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생보사 CEO들은 상대적으로 아직도 전속 설계사, 보험대리점(GA), 방카슈랑스 등 대면채널을 더 중요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등 구조가 단순하고 정형화되어 있는 상품군이 많아 비대면 채널을 키우는데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생보사의 주력상품은 종신보험, CI보험 등 복잡한 상품이 많아 대면영업이 당장 좀 어렵다고 해서 단기간에 비대면 채널을 키우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생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설계사 설명을 듣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스스로 가입하기 하는 것에 대해 믿음이 크지 않고 어떻게든 대면을 원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다. 또한 섣불리 비대면을 키우다 불완전판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대면 채널을 아예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되긴 했지만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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