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주 배정방식 1800억 규모 유상증자 단행…RBC비율 250%로 개선 전망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디지털 기반 종합 손해보험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하나손해보험이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하나금융지주 내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첫 유상증자로, 증자가 완료되면 하나손보의 RBC(지급여력)비율은 약 250%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하나손보는 강화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신 보험업무시스템’으로 명명되는 내부 IT·디지털 인프라 구축 작업에 우선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 1,800억 자본확충 결정…구주주 배정방식

24일 하나손보에 따르면 구주주 배정 방식으로 오는 28일 보통주 신주 4,318만주를 주당 4,168원(액면가 5,000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이에 전체 액수는 1,799억7,424만원이다.

전날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고 안건의 논의 한후, 1,8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최대 주주인 하나금융지주 외에 주요 주주인 교직원공제회가 증자 참여를 선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나금융은 기존 최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의 하나손보 지분 중 70%을 인수하여 지난 4월 말 14번째로 자회사로 품게 됐다.

당시 1주당 매매대금으로 액면가 5,000원보다 낮은 3,438원에 매각했던 교직원공제회가 이보다 높은 수준인 4,168원에 신주 인수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이번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하게 되면 현재 하나금융 70%, 교직원공제회 30%였던 지분 구조에도 변동이 생기게 된다.

◇ IT·디지텉 인프라 구축 ‘속도’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RBC비율이 하락하며 한동안 자본확충 압박에 시달리던 하나손보는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을 통해 숨통이 트이게 됐다. 증자 이후 하나손보 RBC은 25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올해 1분기 기준 RBC비율 128.32%와 비교하여 120%포인트(p) 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자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갖추게 된 하나손보는 우선 디지털 종합 손보사 전환을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일 더케이손보에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 종합 손보사로 공식 출범을 선언한 하나손보는 이달 15일 디지털 중심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디지털본부를 새롭게 신설하여 그 밑으로 디지털전략팀·디지털추진팀 등 상설 3팀을 구축했으며 프로젝트별로 애자일 스쿼드(Agile Squad)가 운영된다. 시너지 강화를 위해 ICT전략팀도 신설했으며, 디지털 인력 충원 작업도 진행 중에 있다.

이달 조직개편 완료에 이어 자본확충 방안까지 확정된 만큼 앞으로 디지털 전환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보는 더케이손보 시절부터 지난 17년간 단 한 번도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노후화 된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등 내부 IT인프라 재구축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일단 RBC비율을 개선시킨 이후 증자금액 중 일부가 ‘신 보험업무시스템’에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기존의 시스템을 디지털 특화로 재구축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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