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가능성 충분하지만 시간 두고 지켜봐야 할 듯"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공동구매를 통해 보다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올까? 보험 공동구매 시대의 가능성을 쥐고 있는 P2P 보험 상품이 국내 시장에 나타남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시장 등장한 P2P 보험… 향후 전망은?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시장에 첫 P2P 상품이 등장했다. 해당 상품은 미래에셋생명이 선보인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등에서 P2P 형식의 상품이 운영되기는 했으나 보험사가 직접 P2P상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관심의 이유를 설명했다.

P2P보험이란 동일 위험에 대한 보장을 희망하는 가입자들이 모여 그룹을 형성하고 납부한 보험료 중 일부는 내부 적립에 또 나머지 일부는 초과 손실에 대비한 재보험을 가입하는 방식을 뜻한다.

계약자 간의 상호 부조와 재보험이 결합된 형태인 것이다. P2P보험은 그룹 가입자들에게 보험 손해가 발생했을 때 전체 손해가 적립금 총액에 이를 때까지는 적립금에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P2P보험은 독일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활성화가 되어 있다. 국내의 경우 수년 전부터 P2P보험을 주제로 한 논의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상품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다 보니 P2P보험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 A는 “미래에셋생명 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P2P보험과는 케이스가 조금 다른 부분이 존재하기는 하나, 첫 P2P보험이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 사례로 보아 새로운 시장이 생길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작을 하려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 B는 “이번에 출시된 것은 생명보험이기는 하나, 이론적으로 손해보험에서도 가능은 하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기는 하나 저렴한 보험료 등의 장점도 있는 만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새로운 것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인만큼 당장 어떻다 판단을 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활용도 무궁무진… 관건은 활성화 여부

아직 국내 시장에 활성화가 되지 않았음에도 P2P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최근 소액 단기보험회사인 ‘justInCase’가 ‘더치페이 암 보험’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P2P보험을 활용한 후불제 상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매월 암에 걸린 사람과 사망자에 지급한 보험금을 연령군별 가입자 수로 나눈 금액에 사업비를 가산해 책정하되, 연령군별 보험료에는 상한선이 존재한다. 보험료 상한선은 20세~39세 연령군이 500엔(약 5500원), 40세~54세가 990엔(약 1만 1000원), 55세~74세가 3190엔(약 3만 500원) 등이다.

그룹에 암 진단자 수가 계속해 늘어나더라도 정해진 상한선 이상의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반면 별도의 하한선은 정해두지 않아, 본인의 집단에서 암 진단자가 없으면 보험료를 아예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P2P 보험은 가입 후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사 이익의 90% 이상을 계약자에게 환불해주는 사후정산 형태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2P보험은 어떻게 접근하냐에 따라 다양한 방법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당장은 활성화 방법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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