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1년 반 만에 성과 가시화… 고객 맞춤형 기술 강화로 '진짜' A.I 설계사 제공 목표

보험이란 정보의 비대칭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금융 분야 중 하나다.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한 약관과 용어들이 가득한 보험의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탓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고 습득하기보다는 전문가인 설계사들의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험업계 만연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보험 닥터(이하 보닥)는 지난해 총 중개액 3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내 입지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보닥을 운영하는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제 해결 목표로 보험업계 출사표

김창균 대표가 보닥 개발의 필요성을 느낀건 보험 정보의 비대칭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게 되면서 부터다.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던 그는 특히 일부 설계사들의 기이한 영업 방식과 마인드로 인해 보험의 정보 비대칭이 발생한다는 걸 깨달았다. 

김 대표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품을 판매해야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를 따지는 일부 설계사의 모습이 무척 기이했다. 더욱이 문제는 설계사들의 불합리한 상품계약에도 소비자들이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이전까지 다른 업계에 몸 담으며 비보험인으로 살아온 시기가 길었던 만큼 그러한 상황이 더 날카롭고 아프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지난 2019년 1월 아이지넷은 인공지능 보험 진단 서비스앱 보닥을 선보였다. 인공지능 설계사를 만들어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의 실현을 위해 정보수집과 기술개발에 전념한 결과물이다.

김 대표는 “현재 보닥의 인공지능은 분석과 설계가 모두 가능한 수준”이라며 “사람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극복될 수 있는 부분이다. 머신러닝을 통해 모아진 데이터를 계속 학습해 나가는 구조인만큼 시간이 지나 학습량이 늘어날수록 더욱 정밀한 설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복합설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라며 “이용자들에게도 큰 만족도를 얻고 있어 오픈한 지 1년 반만에 진단사례가 40만 건 정도에 달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복합설계란 여러 상품을 통한 설계 진행을 이야기한다. 보험사의 상품 데이터만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상담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들을 찾아 맞춤 설계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암보험으로 5,000만 원의 보장을 설계하고 싶다고 했을 때, A사의 A-1이라는 상품에 가입하면 10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해보자”며 “이때 인공지능의 복합설계를 통하면 B사의 B-1 상품 3,000만 원, C사의 C-1 상품 2,000만 원으로 5,000만 원의 보장을 달성하면서도 보험료는 A-1을 이용할 때마다 저렴한 9만 원만 부담하면 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물론 사람 설계사도 복합설계가 가능하지만, 한 번의 복합설계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반면 인공지능은 각사별 상품 데이터만 미리 확보해둔다면 빠른 시간 안에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고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 설계마다 해당 고객을 위해 최적화가 이루어진 복합설계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강점이 보험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보닥 인공지능을 통한 설계와 진단을 제공한 후에는 보닥플래너(사람 설계사)를 통한 진단 내용 설명하는 단계도 거치게 된다”며 “왜 이러한 설계가 나왔는지 소비자가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계사와 가입자 간 정보 비대칭 해결을 위해서는 가입자도 자신이 받은 설계가 최선이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목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합리함 겪는 소비자 줄이기

보닥에 대한 시장 반응은 바로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진단 고객 수가 30만 명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약 300억여 원의 총 중개액 달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보험으로 기술을 한 것이 아닌 기술에서 보험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보험에서 시작을 한다면 보험을 위해 기술을 조금 사용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라며 “기술에서 출발했다 보니, 일하는 방법, 생각, 철학 등 모든 부분이 달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기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 경제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동시에 진정한 인공지능 설계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 기술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대표는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보닥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소비자가 정보의 비대칭으로 불합리함을 겪지 않을 수 있는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 사진=보험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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