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자수첩
"한글인데 이해가 안 가요" 늦어지는 보험약관 쉽게 만들기약관개선 시행 시기 하반기로 밀려… 금감원 "9월 목표, 장담은 어려워"
신영욱 기자  |  ssiny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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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3  07: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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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 신영욱 기자] “고객을 만나기 일주일 정도 전부터 약관을 펼치고 공부를 시작한다. 몇 년째 해오고 있지만 매번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부는 계속하게 될 것 같다”

어느 보험설계사의 말이다. 높은 계약유지율과 실적의 우수설계사인 그마저도 어려움을 느낀다는 말에 다시금 보험약관의 어려움이 실감됐다.

사실 보험약관이 어렵다는 내용은 예전부터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고질병과도 같은 오래된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에서는 각각 더 쉬운 약관을 위해 저마다의 노력을 해왔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대다수 소비자들의 머리 위에는 물음표가 뜬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보험약관은 언제나 어렵기만 했으니까. 보험사들의 실제 노력 여부와의 관계없이 말이다.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 중 보험 약관을 보고 ‘쉽다’라는 생각을 해본 이를 찾는 것이 가능할까? ‘쉽다’는커녕 ‘어렵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본 이를 찾는 것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보험약관은 언제나 어렵기만 했고, 지금도 어렵다.

금융당국 역시 이를 인지한 듯 지난해, 보험약관 개선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당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보험약관 실무 TF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개선과제의 세부 추진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시행 시기는 대부분 올해 2분기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지금도 관련 세부 내용은 나오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약관 개선의 시기가 조금 늦춰질 것 같다”며 “법 개정 등 관련 절차가 있어 연장시기가 원하는 대로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감독규정시행세칙과 관계가 있는데, 여러 시행세칙개정에 따른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재의 경우 9월 정도를 시행목표로 잡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찌될지 장당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발표 당시 예정 시기를 올해 2분기로 잡았던 사안은 모두 시기가 밀렸다”고 덧붙였다.

보험약관이 개선되기까지 금융당국의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물론 모든 계획이 시행연기 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금융당국에서는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보험약관 개선방안 중 약관 이해도 평가의 내실화 방안 후속조치로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시행시기 역시 당시 발표했던 예정 시기인 올해 1분기를 지켰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국이 발표한 세부 추진방안 대부분은 올해 2분기를 예정 시행시기로 겨냥했다. 이 말인즉, 보험약관을 쉽게 만들기 위한 작업시기가 뒤로 밀렸다는 뜻이다.

이로써 분명 한글로 되어 있는 약관을 읽어도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없는 보험소비자들의 불편은 조금 더 지속될 예정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도 소비자들의 약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품 안내 설명을 진행함에 있어 무해지·저해지 보험의 환급금 관련 내용 등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부분은 더 강조해 설명하도록 하거나 가독성 등을 개선하기 위해 태블릿 PC 등을 이용하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에 따라 개선되길 바라는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계와 당국이 함께 도출한 개선 사안의 빠른 시행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국내 보험산업은 빠르게 발전하여 총 보험료 수입이 세계 7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자신이 가입하거나 살펴보고 있는 이게 어떤 '보험'인지 소비자가 잘 알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할 '약관'은 과거에 멈춰 있다.

물론 쉽고 편한 대중적인 이야기가 아닌 '보험'이라는 전문분야 상품의 설명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쉽게 할 수만은 없는 것이 분명하다. 단지 조금은 더 편하고 친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글'로 된 보험약관을 읽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현재의 '뭘 읽긴 했지만 하나도 모르겠어'와 같은 반응이 아닌, '완벽히는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무슨 내용인진 알 거 같아'와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일반인이 혼자서 읽는다 해도 어느 정도의 내용은 파악할 수 있는 약간의 편안함과 친절함을 약관에서 기대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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