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성명 참여 설계사 200명, 내용증명 발송도···“좌시하지 않을 것”

[보험매일=최석범 기자]‘보팔이(보험팔이)’ ‘보걸(보험구걸)’

최근 종방한 한 공중파 드라마가 보험설계사를 낮잡아 부르는 단어를 여과 없이 송출한 것과 관련 보험설계사들이 공동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보험설계사 커뮤니티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받는 한편 내용증명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비하단어 전파 타고 안방으로

최근 종방한 SBS의 드라마 ‘굿 캐스팅’ 14화의 한 장면에서 ‘보팔이(보험팔이)’ ‘보걸(보험구걸)’라는 비하단어가 나왔다. 주인공인 황미순(김지영)은 딸 남주연(김보윤)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해학생 부모와 만났다.

황미순은 극 중 국가정보원 요원이지만 보험설계사로 위장해 활동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딸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해 여학생들은 “얘 화장품 살 돈이 없어서 그래, 얘네 엄마 아파트에서 보험팔러 다니는 보팔이잖아”라고 말한다. 다른 여학생은 “보팔이가 아니라 보걸, 보험구걸”이라고 비웃는다.

이에 대해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설계사를 보팔이 보걸이라고 폄하하고 비하하는 대사가 나온 것은 근본적으로 제작진의 문제에 있다”면서 “이 같은 비하 단어가 보험설계사들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부터 내용증명 발송까지 대응준비

보험설계사 폄하·비하 발언에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공동대응에 착수했다. 대표 커뮤니티 ‘보험설계사 만만세(이하 보만세)’에는 SBS가 드라마 굿 캐스팅을 통해 보험설계사를 폄하·비하했다며 공동성명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글과 온라인 성명에 참여할 수 있는 링크가 게시됐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보험설계사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성명 참여에 강한 의지를 들어내고 있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설계사는 “과거에도 보험영업하는 사람은 굉장히 저급히 취급했다. 하지만 2020년에 저런 표현을 드라마에서 버젓이 하는 건 추악한 일”이라면서 “강경하게 대응해 보험영업인의 자존심과 지위를 온전히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보험설계사 역시 “외주회사, 방송작가, 드라마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법적으로 처벌받았으면 좋겠다. 이건 인격모독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공동성명에 참여한 보험설계사는 200여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은 설명인원을 500명까지 확보해 SBS 등에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해당사안에 대해 변호사를 통한 내용증명 발송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 폄하·비하 좌시하지 않을 것”

성명운동 등을 추진하는 주최 측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보팔이(보험팔이)’ ‘보걸(보험구걸)’ 등 폄하·비하 발언을 가만히 둔다면 드라마를 포함한 다른 방송에서도 여과 없이 사용할 게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공중파 방송사에 대한 강력대응을 통해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개선도 도모한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 드라마를 제작한 외주업체 등 관계자에 대한 보험설계사들의 행동이 없으면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다. 보팔이나 보걸이라는 단어가 또 사용되고 설계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이라면서 “공동명성과 함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방통위 제소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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