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카드납 지수 생보 4.6%·손보 27.4%…공시효과 '미미'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인슈어테크(InsurTech) 활성화를 통해 보험계약부터 보장분석, 보험금 청구까지 소비자 편익 증대를 최우선으로 공 들이고 있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받는 것만큼은 끝끝내 꺼리는 분위기다. 

신용카드는 누가 뭐래도 가장 대중적인 결제수단이지만 전체 보험료 납부 금액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이러한 지적을 받는 것도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납부 비중을 확대하면 보험료가 올라 오히려 소비자 부담만 커지게 된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 “생보상품 카드결제 더 어려워졌다”

3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18개 생보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4.6%에 불과하다. 이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 15조4,550억 원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는 7,042억 원에 그친 것이다. 이는 전분기 4.7%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오히려 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생보사 중에는 보험료 카드결제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 업체들도 다수다. 현재 한화생명, 교보생명, 푸르덴셜생명, 오렌지 라이프, IBK연금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6곳은 신용카드 납입가능 상품이 전무하다.

카드결제를 일부 상품에서 허용하고 있는 생보업체 가운데 대다수는 보장성보험에만 치우쳐 있다. 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 비율은 8.6%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의 카드결제는 둘 다 0.7%로 미미하다.

이마저도 저축성보험 카드결제 비율은 점점 줄어들 일만 남았다. 지난해 5월 KB생보를 끝으로, 모든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 카드납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반면 단기 자동차보험이나 보장성보험 위주인 손보 상품은 생보에 비해서는 보험료 카드결제가 수월한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15개 손보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27.4%로 집계됐다. 생보사 대비 5~6배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전체 수입보험료 19조1,380억원 가운데 카드결제 수입보험료는 5조2,481억원 정도다. 전분기 27.1%, 전년 동기 25.6% 대비 카드결제 비율이 각각 0.3%포인트, 1.8%포인트 늘었다.

상품별로는 자동차보험 카드결제 비율이 76.1%로 가장 높다. 이외 장기보장성보험은 12.6%. 장기저축성보험은 5.2% 수준이다.

◇ 공시효과 ‘미미’

▲ (자료출처=생명·손해보험협회)

업체별로 카드결제 비율 차이도 큰 편이다. 손보업계 내에서는 AXA손보(81.2%), 에이스손보(66.6%), 하나손보(61.1%), AIG손보(42.1%) 등이 가장 카드결제 비중이 큰 편이다.

이 외에 삼성화재(33.5%), 현대해상(31.0%), DB손보(30.6%), KB손보(25.4%), 롯데손보(24.0%), BNP파리바카디프손보(21.3%), 메리츠화재(17.6%), 한화손보(15.8%), 흥국화재(15.8%), MG손보(10.5%), 농협손보(6.5%) 순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중에는 라이나생명(36.9%)의 카드결제 비율이 가장 압도적으로 높다. AIA생명(18.3%), KB(14.0%), 신한생명(13.5%)도 카드결제 비율이 10% 이상으로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처브라이프생명(6.6%), DGB생명(5.4%), 동양생명(5.0%)는 간신히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외에 푸본현대생명(4.3%), 하나생명(3.7%), 미래에셋생명(3.0%), 흥국생명(2.8%), DB생명(2.3%), KDB생명(1.8%), NH농협생명(1.6%), BNP파리바카디프생명(1.5%),  ABL생명(0.2%), 메트라이프생명(0.1%), 삼성생명(0.1%) 순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확대 차원에서 보험사의 카드납부 활성화를 유도해 왔다.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지수를 공시하도록 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그 사이 생보사 카드결제 비율은 4%에서 4.6%로, 손보사는 25.1%에서 27.4%로 개선된 수준으로 그 성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성과 선택권 확대도 신경써야 하지만 수수료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카드결제를 확대하게 되면 분명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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