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판매량 전년 대비 41% 감소…3월 5대 손보사 판매량은 90% 이상 급감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시장이 축소되면서, 관련 보험 시장 역시 심각한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5대 손해보험사의 해외여행자 보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에 해외여행자 보험 판매량 급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및 해외여행보험의 신규 판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69만 8,400건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피해가 더욱 심하다.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의 수가 급감하는 등 해외여행 시장 자체의 축소가 발생하며, 관련 보험인 해외여행자 보험에도 타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는데, 내국인 출국자 수가 두 자리대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1분기 해외여행자 보험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특히, 5대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의 경우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전년도와 별반 다를 게 없던 해외여행자보험 판매량이, 국내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인 2월부터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5대 손보사의 해외여행자 보험 판매량은 약 6만 5,000여 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의 12만여 건 대비 45%나 감소한 수치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3월 해외여행자보험 시장 성적표는 더욱 처참한 수준이다. 3월 5대 손보사의 해외여행자보험 판매량은 8,141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3월 5대 손보사의 해외여행자보험 판매량은 9만 6,333건으로, 판매량이 1년 사이에 91.55%나 급감한 것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은 만큼, 관련 상품인 해외여행자 보험의 판매량 감소는 당연한 상황”이라며 “굳이 해외여행자보험이 아니더라도 여행과 관련된 모든 업종에겐 힘든 시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당장은 어쩔 수 없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해외 여행객의 수가 회복된다면 해당 보험 판매량도 자연스레 회복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혁신 해외여행자 보험 상품 코로나 사태에 ‘울상’

이 같은 해외여행자 보험 시장의 불황은 몇몇 업체의 표정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바로 혁신성을 겸비한 해외여행자 보험 상품으로 해당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다.

먼저 지난 2월의 경우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이 여가 플랫폼 야놀자와 협업을 통해 해외 여행자 보험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맵이 선보인 여행자보험은 여권분실,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휴대폰 손해 등을 보상함은 물론, 긴급상황 시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온-오프(On-Off) 해외여행보험’ 내놓았다. 한 번만 가입하면 가입 기간 동안 필요시마다 보험을 켜고(On) 끄는(Off) 스위치 보험 상품으로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에는 혁신 금융서비스로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 올 초에는 캐롯손해보험이 '스마트 ON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다. 첫 이용 시에는 일반 여행자 보험 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스위치를 켜서 보장받는 2회 차부터는 보험 가입과 보험사의 사업비 관련 부가 비용을 제거한 순수 보험료만 부담하면 되는 상품이다.

이처럼 다수의 업체에서 해외여행자 보험 시장을 겨냥한 혁신 상품을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해당 시장의 불황과 축소로 인해 당장은 빛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해외 여행자 보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판매량의 감소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인 만큼, 혁신 상품이라 해도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해당 시장이 회복되고 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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