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심사 강화 영향 미친 듯"… 5대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만 감소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지난해보다 늘었다. 분쟁조정 신청이란 금융사를 대상으로 소비자가 제기하는 분쟁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절차를 말한다.

◇올해 1분기 분쟁조정 신청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증가

19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 신청은 전년 동기의 5,363건보다 19.02%(1,020건) 증가한 6,38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반복 건이 포함된 수치이기는 하나, 이것들을 제외한다 해도 올해 1분기의 분쟁조정 신청은 4,958건이나 된다. 중·반복 건을 제외한 분쟁조정 신청의 경우 전년 동기의 4,227건과 비교해 17.30%(731건) 늘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동안 1,000건 이상의 분쟁조정이 나타난 곳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뿐이었다. 삼성화재는 1,586건, 현대해상은 1,100건의 분쟁 조정 신청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기록한 분쟁조정 신청이 3,931건과 3,257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페이스가 조금 빠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삼성화재는 43.40%(480건), 현대해상은 39.40%(297건)의 분쟁조정 신청 증가가 나타났다.

이어서 500건 이상의 분쟁조정을 기록한 업체는 ▲DB손보 840건 ▲KB손보 705건 ▲메리츠화재 583건 순이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메리츠화재다. 5대 손해보험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분쟁조정 신청 건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583건은 전년 동기의 590건과 비교해 1.87%(7건) 감소한 수치이다. DB손보와 KB손보의 분쟁조정 신청은 전년 동기 대비 3.45%(28건)와 13.53%(84건)의 증가를 기록했다.

100건 이상의 분쟁조정 신청이 나타난 업체는 ▲한화손보 392건 ▲흥국화재 379건 ▲롯데손보 296건 ▲MG손보 148건 ▲AXA손보 145건 순으로 나타났다.

100건 이상 그룹에서는 MG손보만이 분쟁조정 신청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MG손보의 148건은 전년 동기의 152건과 비교해 2.63%(4건) 감소한 수치이다. 또 한화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AXA손보의 분쟁조정 신청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0.99%(68건), 4.70%(17건), 41.63%(87건), 35.51%(38건)의 증가를 기록했다.

100건 미만의 분쟁조정 신청이 나타난 업체는 ▲농협손보 85건 ▲더케이손보 76건 ▲AIG손보 76건 ▲서울보증 35건 ▲에이스보험 35건 ▲BNP파리바카디프손보 2건 순이었다.

이밖에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캐롯손보의 경우 아직까지 단 한건의 분쟁조정 신청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손보사들이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최근에는 차량별 블랙박스의 보편화가 이루어진 데다, 인터넷을 통한 과실비율에 조정에 대한 정보 유입이 많아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손보 분쟁조정 신청 매년 증가세… 1분기 증가폭 올해 특히 높아

손보사를 상대로 한 분쟁조정 신청은 지난 2016년 1만 7,822건(중·반복 포함)을 시작으로 2017년 2만 364건, 2018년 2만 1,946건, 2019년 2만 5,307건을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매해 1분기의 분쟁조정 신청만 따로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2016년 4,048건에 불과했던 1분기 분쟁조정 신청은 ▲2017년 4,478건 ▲2018년 5,314건 ▲2019년 5,363건 ▲2020년 6,483건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의 경우 증가폭이 다른 해보다 크게 나타나 우려가 크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손보사 분쟁조정 신청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가능성이 생긴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쟁조정 신청이 늘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가 반발하는 결정을 내리는 보험사의 결정이 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보험사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불만족도가 올라가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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