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범죄 피해부터 부모님 용돈도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으로 대비할 수 있는 영역이 일상생활 곳곳으로 넓어지고 있다. 과거 사고나 질병 등이 대부분이었던 보험의 영역이 아이의 양육은 물론 부모님 부양까지 지원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사이버폭력 피해 극복 지원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보험사도 있는 만큼, 보험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육은 물론 효도까지 보험으로

보험사들이 다양한 보장을 내놓으면서, 보험으로 대비 가능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명 ‘어른이보험(어린이보험)’을 들 수 있다. 어른이보험이란 가입연령을 늘려 성인들에게 가입의 문을 연 어린이보험 상품을 뜻하는 신조어로,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한 보험사 전략의 산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부분의 보장이 등장하며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먼저 ABL생명의 경우 최근 늘고 있는 어린이 관련 범죄 발생의 증가 추세를 반영했다. 이 회사의 ‘ABL 소중한 우리 아이 보험’은 일반적인 교통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장뿐만이 아닌 유괴납치 위로금이나 강력범죄 치료비 등 혹시 모를 어린이 범죄 발생 상황까지도 보장한다.

삼성생명은 자녀(어린이)와 함께 성장하는 보험을 테마로 했다. ‘우리 아이 성장보험’은 성장 연령에 따라 필요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학자금이나 연금 특약을 이용한다면 대학 등록금이나 연금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생명 어린이보험 위대한 탄생’은 높아진 출산 연령을 반영해 임신기간 산모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등 보장영역을 늘리는 보험사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보험사들의 보장 영역 확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추세라면 최근 일본에서 등장한 왕따(집단 따돌림)보험과 같은 상품도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보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양육뿐만이 아니다. 부모님 부양을 돕기 위한 일명 ‘효보험’을 선보이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가입 연령의 확대도 이루어지고 있다.

부모님이 고령자일수록 자녀들의 가장 큰 걱정은 건강문제가 꼽히는데, 대부분의 효보험 상품은 이러한 부분의 니즈를 잡아냈다. 특히, DB손해보험의 I'mOK 암보험 1909’의 경우 암 전용 헬스케어 서비스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족 암 예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질병 중 하나인 암의 예방 활동까지 지원한다.

이밖에 한화생명은 질병뿐만 아니라, 용돈과 여행 등 부모님의 노후생활 지원에도 주목했다. 한화생명의 ‘LIFEPLUS용돈드리는효보험’, ‘LIFEPLUS효도여행저축보험’의 이용하면 부모님의 용돈과 여행자금에 대한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다. ‘LIFEPLUS효도여행저축보험’의 경우 여럿이 나누어 가입할 수 있어, 하나의 상품으로 자녀 여럿이 함께 부모님 여행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사이버폭력·범죄까지 보장

여기에 최근에는 사이버폭력 등에 대한 상황 지원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바로 NH농협손해보험이다. 지난 4월 농협손보는 IT보안 전문기업인 큐브피아와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이버보험은 사이버폭력이나 개인정보, 전자금융거래 피해 등에 대한 상황을 보장하는 보험을 뜻한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및 스마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정보유출, 시스템 오작동, 데이터 손상 등에 대한 위험도 함께 상승하고 있어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손보는 올해 상반기 중 저렴한 보험료의 사이버보험을 출시함과 동시에 사이버 보안상태 컨설팅, 사고 발생 시 보험 보장과 관련한 One-Stop 서비스를 제공을 통해, 사이버보험에 대한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이미 이러한 사이버보험이 여럿 존재한다. 해외 기업인 처브(Chubb)사는 사이버 폭력으로 인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출시했다.

이중 영국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경우 고액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하며 사이버 폭력으로 일주일 이상의 근로활동이 불가능할 경우 소득상실액이나 상담비용을 최대 5만 파운드를 보장한다. 이는 원화로 약 76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그만큼 사이버폭력을 중요 사안으로 인식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사이버폭력이나 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험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보험이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역시 사이버보험이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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