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평가손실·주주배당 반영 영향…작년 말 더케이·MG손보 당국 권고치 하회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지난해 말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전분기 대비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측정 지표인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이 4분기 만에 하락 곡선을 그렸다. 

운용자산 증가 및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 강화로 요구자본은 늘어난 반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발생으로 가용자본은 줄어든 영향이다.

◇ 가용자본 4조↓요구자본 2조↑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12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의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은 269.5%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인 9월말(286.9%)과 비교해 17.4%p 하락한 수치다.

업권별로 생명보험사 284.6%, 손해보험사 241.2%로 집계되어 전분기 대비 각각 16.6%p, 18.8%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보험업권 RBC비율 하락세는 지난해 9월말 1.46%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2월말 1.68%로 오르는 등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가용자본(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기타포괄손익 감소(-2.7조원) 및 ’19.4분기 중 주주 현금배당예정액 반영(-1.9조원) 등으로 가용자본이 4.0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상 손실액 상위 10% 평균에서 상위 5% 평균으로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이 강화되면서 요구자본(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은 다소 늘어난 점도 RBC비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운용자산 증가 및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 강화 등에 따라 신용․시장위험액이 1.9조원 증가하면서 요구자본이 2.1조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더케이손보 169.1%->127.7% …당국 권고치 밑으로 '뚝'

생보사 중 RBC비율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말 기준 411.0%의 RBC비율을 기록했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12월말 기준 305.3%로 떨어졌다. 전분기 대비 무려 105.7%p 하락한 것이다.

KB금융지주로 주인이 바뀌게 된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해 메트라이프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의 RBC비율도 각각 90.7%p, 58.2%p, 54.1%p 감소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는 전분기 대비 36.4%p 하락했으며, 교보생명은 전분기 대비 33.7%p 하락했다.

생보사 가운데 RBC비율이 상승한 곳은 한화생명(+9.6%p), 푸본현대생명(+2.8%p), KB생명(+1.9%p) 단 3곳뿐이다.

손보사 대다수도 RBC비율이 하락했다. 특히 퍼시픽라이프리가 533.2%에서 338.5%로 194.7%p 떨어져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스위스리와 에이스손보의 RBC비율도 100% 이상 감소했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전분기 대비 52.0%p, 더케이손보는 41.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 중 RBC비율이 개선된 곳은 다스법률(+1,294.9%p), 미쓰이(+80.9%p), 카디프손보(+117.1%p), 롯데손보(+42.3%p), 농협손보(+11.7%p) 등이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9월말 기준 RBC비율이 141.4%로 업계 내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지난해 10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당국 권고치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금융당국은 각 보험사의 RBC비율이 150%를 넘도록 권고한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RBC비율이 150%를 미달하는 곳은 더케이손보와 MG손보 단 두 곳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 품에 안기게 된 더케이손보의 경우 전분기 169.1%를 기록했던 RBC비율이 127.7%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MG손보의 RBC비율은 117.1%로, 전분기 대비 8.9%p 하락했다. 이는 업계 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MG손보는 지난 16일 총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마무리 지으면서 현재 RBC비율이 2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MG손보 관계자는 “3월말 기준 RBC비율이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200%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가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향후 RBC비율 취약 등이 우려되는 경우 위기상황분석 강화 및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감독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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