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재무부담에 ‘몸집 줄이기’…감소 추세 지속 전망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최근 1년 새 300곳이 넘는 보험사 점포가 문을 닫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규제 환경 변화와 더불어 업황 불황과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우려가 심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조직을 슬림화 시키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4년 6,800개->2019년 5,826개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보험사 소속 국내 영업점포 수(본부·지점·영업소 등)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826개로, 전년(6,159개) 대비과 5.7% 감소했다. 지난 1년 새 보험사 영업점포 333개가 사라진 것이다.

보험사의 국내 점포 수는 매년 감소 추세다. 2013년까지만 해도 7,000개를 웃돌던 점포 수가 2014년 6,800개로 6.1%(442개) 감소한 뒤 2015년 6,771개, 2016년 6,641개, 2017년 6,343개, 2018년 6,159개로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5,000개 대까지 떨어졌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점포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1년 사이 3,297개에서 2,994개로 9.2%(285개) 감소했다. 본부는 126개에서 103개로, 지점은 1,045개에서 924개로 축소됐다. 각각 전년 대비 18.3%(23개), 11.6%(121개) 감소한 수치다. 2018년 2,126개이던 영업소도 1,967개로 7.5%(150개)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점포를 없앤 생보업체는 DGB생명이다. 지난해 5월부터 대대적인 지점 통폐합 작업을 실시하면서 38개에 달하던 영업점 중 전국 거점지역 영업소 5개만을 남겨두고 나머지 80%를 폐쇄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은 109개에서 52개로, KB생명은 23개에서 13개로 절반가량 대폭 점포 수를 줄였다.

손해보험사도 점포 수를 축소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 2018년 2,862개이던 손보사 점포 수가 지난해 기준 2,832개로, 30개 축소되는 수준에서 그쳤다. 지점과 영업소 개수는 전년 대비 각각 13개, 77개 감소했으나 본부와 보상사무소 개수는 오히려 44개, 16개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에서 JKL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롯데손보의 경우 147개이던 점포 수가 1년 만에 100개로 32%(47개) 감소했다.

◇ 불황에 사업비 절감 등 군살빼기

보험사들의 영업 점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건 그만큼 비용절감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6년까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던 국내 보험산업은 최근 저금리 및 보험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이후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기준 7조,3,000억원대이던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5조3,000억원으로 급락했다. 생보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준비금 적립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익이 악화됐으며, 손보는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부채를 원가 기준이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 마련이 불가피하게 된 보험사들은 고육지책으로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합리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황 위기 속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는 판단 하에 고비용 저효율 점포 위주로 정리되고 있는 추세”라며 “여기에 최근 온라인 보험 등 판매채널이 다각화되면서 설계사 대면채널의 중요도가 이전보다 떨어지게 된 점도 점포 수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의 영업점 축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저금리 기조 유지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이는 특히 생명보험사의 투자수익 감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불러오는 만큼 올해도 지점 통폐합 등 긴축경영이 지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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