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달러보험 출시 늘어… 가입자도 전년보다 증가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달러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이른바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인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달러보험 판매하는 보험사 늘어

보험사들의 달러보험 출시가 늘고 있다. 달러보험이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만기 보험금 역시 달러로 받는 상품을 뜻한다. 이 같은 달러보험 시장은 기존에는 외국계 보험사들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도 달러보험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3일 ‘원화 내고 달러 모아 연금보험’을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을 통해 판매하는 이 상품은 별도의 외화통장이나 환전 절차 없이 원화로 보험료 납입이 가능하다.

연금은 가입 10년 이후부터 지급받을 수 있으며, 80세까지 연금 지급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급받을 연금의 화폐는 달러와 원화 중 선택 가능하다. 연금의 형태는 사망 시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형을 기본으로 하며, 지급 개시 전 종신연금형, 상속연금형, 확정연금형 중에서 최대 2가지를 선택해 변경할 수 있다.

또 지난 1일에는 푸르덴셜생명이 ‘간편한 달러 평생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달러보험이라는 점 외에도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필요 소견 여부 ▲2년 내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여부 ▲5년 내 암 진단·입원·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3·2·5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고령자와 유병자 역시 간편 가입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국내 보험사 중에는 KDB생명이 지난 1월 14일 일시납 달러보험 상품 ‘무배당 KDB 달러 저축보험’을 선보였다.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보험료 일시납 상품으로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달러로 이루어진다.

아울러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 상품으로 피보험자가 만기까지 생존할 시 적립액을 달러로 지급한다. 또 피보험자가 중도 사망할 시에는 일시납 보험료의 10%에 사망 당시의 적립금을 더해 지급한다.

이밖에 달러보험을 출시한 국내 보험사에는 DGB생명보험이 있다. DGB생명은 지난 1월 16일 ‘아메리칸드림 달러 연금보험’을 내놓았다. DBG생명은 상풀 출시에 앞서 1년여간의 테스크포스(이하 TF) 운영을 통해 달러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안전성 검증 등을 실시했다. ‘아메리칸드림 달러 연금보험’은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이 상품은 가입한도 1만 달러 이상의 일시납 연금으로 10년간 2.7%의 확정이율 적용이 특징이다.

지급 방식은 종신연금, 확정연금, 상속연금 등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연금 지급이 시작되기 전의 계약기간에 피보험자가 80% 이상 장해상태가 되면 5만 달러의 재해장해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DGB생명은 이 상품의 보험료를 주로 미국의 신용등급 A급 이상 회사채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밖에 달러보험을 판매중인 보험사로는 오렌지라이프생명, AIA생명, ABL생명, 하나생명 등이 있다.

◇달러보험 찾는 소비자 늘어.. 이유는?

이 같은 달러보험 상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 시기에는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데,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속하기 때문이다. 기축통화란 국제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한다.

유독 경기침체 시기에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의 영향을 적게 받아서다. 달러보험과 같은 외화보험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화폐 발행국(달러의 경우 미국) 국채 중심의 투자를 진행한다. 때문에 예정이율을 정함에 있어 해외채권의 수익률을 기초로 하다 보니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여기에 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존재하지 않으며, 납입기간에 따라 이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달러보험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만, 높은 수수료 등의 단점이 존재해 주의가 필요하다. 달러보험은 다른 보험과 비교했을 때 설계사 판매수수료가 높다. 또 원화로 납부하는 보험료가 늘어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입 시기보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다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의 금액이 커지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초저금리 상태이기 때문에, 분명 달러보험이 여러모로 매력적이긴 할 것이다”라며 “다만, 미국의 금리 변동 등이 원인이 되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가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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