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B생명 출범 시 업계 8위로 '껑충' …리딩금융그룹 탈환 가능성도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KB금융지주가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생보시장 내 입지와 위상이 달라지게 됐다.

◇ 2.3조 대에 인수 결정…“보수적 시각에서 세밀하게 산출”

KB금융지주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및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한 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금융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3,400억 원에 인수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기초 매매대금(2조2,650억 원)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750억 원) 등을 더한 액수다. 다만 사외유출금액(leakage) 등을 반영하게 되면 최종 인수 금액은 소폭 낮은 금액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인수금액과 관련해 KB금융 측은 “손보, 증권을 인수한 경험을 가진 M&A Deal Team 뿐만 아니라 KB생명과 KB손해보험 전문가 및 외부 계리자문사와 함께 공동 작업을 거쳤다”며 “최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여 보수적 시각에서 세밀하게 산출했다”고 말했다.

시장포화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생보업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움직임을 두고 업계 안팎으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KB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그룹 내 취약 부문인 생보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 생보업 및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다양한 보험사 매물을 지속적으로 살펴봤을 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 예상되는 보험사들까지 포함하여 비교 검토했다”며 “그 결과 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RBC 425%), 안정적 이익 창출력, 업계 최고수준의 설계사 등 우수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가 국내 최상급 수준이며, 최근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타사 대비 더욱 안정적인 생보업 역량을 갖추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오랜 기간 보험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면밀히 준비해 옴에 따라 은행 자본 적정성 지표인 BIS 비율을 타사 대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말 KB금융지주의 BIS 비율은 14.48%로 신한금융지주(13.9%), 하나금융지주(13.95%), 우리금융지주(11.89%) 등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 업계 8위 생보사로 도약…리딩금융그룹 탈환 가능성도↑

그룹 내 비중이 미미한 KB생명을 보완해줄 푸르덴셜생명을 거머쥐게 되면서 생보시장 내 KB금융의 위상 역시 한층 높아지게 됐다.

KB금융 자회사인 KB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0조536억 원으로 업계 17위 수준에 불과하지만 20조8,133억 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과 합쳐지게 될 시 단숨에 10위권내 진입이 가능해진다.

삼성생명(281조7,577억 원), 한화생명(118조8,034억 원), 교보생명(107조9,351억 원), 통합 신한생명(67조4,274억 원), 농협생명(65조2,776억 원), 미래에셋생명(36조757억 원), 동양생명(33조6,186억 원)에 이어 총자산 기준 8위로 도약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업계 5위도 넘볼 수 있다.

보다 균형 있는 그룹 포트폴리오 구축을 완성하게 된 KB금융은 향후 리딩금융그룹 탈환 전망도 밝아졌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간 순이익이 격차는 917억 원에 불과하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간극이 더욱 좁아지게 된 만큼 향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으로 통합작업의 발판 마련을 위해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 직원이 포함된 실무협의회가 구성된다. KB금융은 실무협의회를 통해 인수 후 조직안정 및 시너지 강화방안, 전산개발 등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차근히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직원들을 의식한 듯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한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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