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월 인상 가능성↑…운용자산이익률 하락세, 커지는 이차역마진 부담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나 보험사들의 안색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0%대 초저금리 시대 진입으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마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향후 보험사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단 ‘동결’ 숨고르기…5월 추가인하 가능성

9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0.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0.5%p 전격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한 바 있는 만큼 이번에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자료출처=한국은행)

다만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점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빠르면 5월 늦어도 7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된다. 특히 이번 금통위에서 금융 불균형 누증에 대한 우려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금리인하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운용자산이익률↓ 역마진 부담↑…“답이 없다”

장기화 되는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수익성은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영업에 직격탄을 맞아 신계약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하방 압력은 업체들을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주로 채권, 그중에서도 국공채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인하는 곧 수익률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보험업계 총자산 규모는 지난 2016년 기준 1,000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커졌지만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동기(3.6%) 대비 0.1%p 하락한 3.5%로 집계됐다. 2012년 말 4.9%였던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2013년 4.6%, 2014년 4.5%, 2015년 4.0%, 2016년 3.9%, 2017년 3.5%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걸어왔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경우 운용자산이익률이 4.02%에서 3.49%로 0.53%p 하락했으며, 한화생명은 3.65%에서 3.47%로 0.18%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빅3 중 교보생명만이 3.91%에서 3.95%로 소폭 늘은 정도다.

금리 하락에 따라 향후 고객에 돌려줘야 할 이자율보다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해 얻는 수익률이 낮아지는 이차역마진 구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생보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형사는 -1.06%p, 소형사는 -0.58%p 역마진이 발생한 상태다.

지난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1년 더 연기되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당장 자본조달에 대한 부담은 한시름 덜었지만 보험업계는 최악의 경우 코앞에 닥친 저금리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업체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특히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 외에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은 업체들을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저성장·저출산·저금리 3중고에 이미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조 원가량 증발하면서 보험업계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의 실적 성적표를 안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당장의 기준금리 동결에 안도하고 말고 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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