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본사 앞 노조 공동 기자회견…코로나19 관련 대표교섭 요구 거부 비판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코로나19 확진 이후 하청과 원청 모두에게 어떠한 공지도 받은 게 없습니다. 제가 알아보고 물어보며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 찾아내고 있습니다. 왜 사측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것입니까. 국가에만 떠넘기면 그만인 것입니까. 우린 임금도 삭감된 상황입니다. 기본급만 지급 받으면서 소득이 줄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직장까지 알아봐야 하는 억울함을 도대체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노조 측에 보내온 이메일 내용 중 일부이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원청사인 에이스손해보험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 (사진=김은주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에이스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콜센터 직원 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에이스손보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코로나 집단감염 원인이라는 듯 취급당하고 생계와 고용불안에 힘들어 하고 있는 상담사들에게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도, 계획을 전달하지도 않고 있다”며 “그동안 에이스손보를 대표해 최일선에서 고객을 응대해온 콜센터 직원들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에이스손보가 원청으로서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구로구 콜센터 직원 216명 중 94명(43.5%)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직원 가족 34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가족들의 확진 증가는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콜센터 직원들은 확산자라는 죄책감과 고용불안까지 삼중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는 에이스손보가 콜센터 하청업체 경영에는 개입하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조가 주장하는 법 위반 의혹 사안은 세 가지다. 지난달 6일 구로구 콜센터 첫 확진자 발생 전날 증상이 있었음에도 조기 퇴근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출근을 강요하고, 자가격리 직원들에게 총 14일의 4일만 유급휴가로 처리한 뒤 나머지 10일은 개인연차 사용을 강요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및 감염병 예방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구로구 콜센터 폐쇄 이후, 중구 콜센터에 구로구 콜센터 관리자가 다녀간 것을 안 직원들이 사업장 폐쇄를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에이스손해보험 측에 ▲콜센터 직원 집단감염 피해 보상, ▲콜센터 직원 고용 보장, ▲콜센터 감염대책 원청 책임화 ▲실적성과연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9일 에이스손보와 노조 측의 대표교섭이 예정되어 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콜센터 집단감염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를 요구 할 계획이었으나, 대표교섭은 임금에 한정될 뿐 코로나19 사태는 의제가 아니라는 사측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사무금융노조 정광원 여성위원장은 “에이스손보는 노조의 코로나19 대표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하청업체의 일은 자신들과 상관이 없다는 식”이라며 “콜센터 직원들의 감염은 분명 원청인 에이스손보에 책임이 있다. 초반의 상황과 달린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으로 해석되기 전에 꼬리를 자르려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 에이스손보지부 유문정 지부장은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현장은 변한 것이 없다.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 곳이 대다수이며, 업무공간 확대가 이뤄지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콜센터 직원들은 여전히 코로나에 언제 감염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에이스손보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 지부장은 이어 “특히 에이스손보는 비상경영대책 실행 차원에서 지난달 5~6일 정규직 40여명을 구로구 콜센터에 파견시켰다. 이로 인해 콜센터 직원 뿐 아니라 에이스손보 정규직 직원 중에도 일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라며 “그럼에도 에이스손보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으며, 업무 정상화를 위해서 서비스레벨을 맞추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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