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는 늘고 손보는 줄었다…'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간은 단축된 반면에 생명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속도는 더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 하반기 기준 생보 2.07일, 손보 0.97일

1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5개 손보사의 장기보험금 지급기간은 평균 0.97일로,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아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동기 1.2일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년 사이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걸리는 평균 기간도 0.23일 더 줄었다.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반면 생보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손보사에 비해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23개 생보사의 보험금 평균 지급기간은 2.07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81일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도 오히려 늘어난 수치다.

공시가 처음 시작된 2016년 기준 생보사 보험금 지급기간 평균은 1.47일, 손보사 평균은 1.12일이었다. 3년 사이 손보사는 보험금 지급기간을 단축한 반면에 생보사는 보험금 지급기간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상품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상 손해보험에 비해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반면 손해보험 상품은 상대적으로 깔끔하다. 자동차보험 등과 같이 추가적으로 사고 조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손해사정사가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정서만 제출하면 바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생보사 보험금 지급기간이 과거보다 더 오래 걸리게 된 배경에도 생보 상품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현상이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컨대 암보험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고액암, 소액암, 경계성종양 등 세분화되어 있어 일일이 따져보다 보면 시일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보험금 청구 시 가장 빨리 지급하는 곳은?

▲ (출처=생명·손해보험협회)

한편 손보사 중 가장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곳은 평균 0.23일이 소요되는 BNP파리바카디프손보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삼성화재 0.64일, AXA손보 0.67일, 현대해상 0.72일 순으로 빨랐다.

한화손보와 흥국화재는 각각 0.8일, AIG손보 0.83일, 농협손보 0.88일, KB손보 0.94일로, 업계 평균인 0.97일보다 빠르게 보험금을 지급했다.

에이스보험의 경우 보험금 지급기간 평균이 2.12일로 손보사 중 가장 기간이 길었으나, 이 외에 대다수 손보사들은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하면 통상 2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중 보험금 지급이 가장 빠른 업체는 평균 0.68일의 기간이 걸리는 처브라이프로 나타났다.

하나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 푸르덴셜생명은 평균 보험금 지급기간이 각각 0.8일, 0.85일, 0.9일로, 1일 내에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메트라이프, 미래에셋생명, KB생명, 교보생명, 오렌지라이프, NH농협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라이나생명, DGB생명, DB생명, 삼성생명 등도 업계 평균인 2.07일에 비해 빠르게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평균 보험금 지급기간이 6.1일로 업계 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외 AIA생명 4.1일, 한화생명 3.52일, 흥국생명 3.19일로 집계되어 보험금 지급까지 평균 3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가 빈번한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데다 보장성보험 비중 또한 타사 대비 낮아 모수가 되는 보험금 지급 처리건수가 자체가 적기 때문에 평균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며 "현재 비조사 건(서면심사 건)의 경우 접수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4시간 이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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