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반토막난 보험주…CEO들 책임경영 의지 표출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최근 보험주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와 경영진들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 3중고로 보험업권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더해져 국내외 증시 전반이 악화되면서 최근 보험사 주가는 급락세를 겪고 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는 한편 책임경영의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 자사주 매입 릴레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영묵 사장이 19일 4,000주, 20일 2,000주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유호석 부사장(CFO)도 19일 3,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고,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3일 한화손해보험도 공시를 통해 강성수 신임대표가 자사주 7만2,000주를 매입을 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전반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총을 통해 선임이 공식화 된 경영진들이 첫 행보로 자사주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보험사 CEO 및 임원들이 올해 들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 13일 자사주 3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한화생명 주식 총 12만8,650주(0.0149%)를 보유하게 됐다. 여 사장을 포함해 올해 한화생명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총 24만 주에 달한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달 7일과 12일 각각 500주와 297주를 사들여 총 1,00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 밖에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코리안리 등 보험사들은 올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돌입한 상황이다. 

◇ 보험주 연초 대비 반토막

보험업계가 이처럼 속속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배경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실제 회사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하여 낮게 형성되어 있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저금리, 손해율 악화 등 업황 악화와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악재까지 겹쳐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보험업종 주가가 바닥을 모른 채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KRX보험지수는 717.02으로, 한 달 사이 32.9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해서는 45.14% 하락 수치다. 최근 3개월 사이에 보험업종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최근 보험사 주가는 공모가를 훨씬 밑돌고 있으며, 이달 52주 신저가 기록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1만 원,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공모가도 각각 8,200원과 1만7,000원으로 시작했다. 미래에셋생명의 공모가는 7,500원이다.

삼성생명의 현 주가(24일 장 종료 기준)는 3만8,550으로, 공모가 대비 65%가량 밑돌고 있다. 한화생명와 동양생명은 각각 982원과 1,610원으로 10분 1수준으로 떨어졌다. 미래에셋생명의 현재 주가도 2,340원에 머문다.

연초 25만 원에 달하던 삼성화재는 주가는 현재 14만5,000원에 머물러 있으며, 한화손보의 주가는 2,795원에서 1,215원으로 내려앉았다. DB손해보험도 연초 5만 원대이던 주가가 현재는 2만8,800원대 머물러 있다.

한편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보험주들은 24일 일제히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생명 5.62%, 삼성화재 5.45%, 한화생명 9.72%, 미래에셋생명 7.59% 등 11개 상장 보험사 모두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손보와 롯데손보는 각각 전일 대비 20.3%, 13.43% 주가가 크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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