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영업 악화에 소득감소, 정부 향해 실질적 생계대책 마련 촉구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여파로 피해를 입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이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대면영업이 악화되고 소득감소가 현실화 되자 생계대책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보험설계사들 소득악화에 거리로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등은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를 향해 보험설계사의 실질적인 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대면영업이 필수인 보험설계사의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계약의 특성상 전문가인 보험설계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고 계약을 체결하는 게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11월 기준 전체보험계약 원수보험료 중 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가량 된다. 생명보험업권은 98%, 손해보험업권은 89%로 나타났다. 대면영업 위축은 보험설계사의 소득감소와 함께 각 보험사의 매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계약을 기피해 보험영업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브리핑이나 세미나를 통한 단체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위한 생활안전자금 융자 완화대책을 시행키로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융자의 장벽을 낮춰도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은 설계사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조합대책회의 이영철 부장은 “정부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기껏 내놓은 게 생계지원 융자지원인데,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다보니)보험설계사 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사진=보험매일

◇미국식 재난소득 검토 ‘요구’ “지금 언급할 상황 아냐”

보험설계사들은 실질적인 생계지원 대책으로 미국식 재난소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국민 1인당 현금 1000달러(약 1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보험설계사에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설계사노조 오세중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많은 설계사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소득감소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들어온 답변을 보면 작년 대비 수익이 30~50% 줄었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90%가까이 수익이 줄었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질적인 생계대책으로 정부 차원의 재난소득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은 재난소득으로 국민 1인당 1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한다”면서 미국식 재난소득 도입을 정부에 주문했다.

설계사에게 재난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정부의 생각은 어떨까. 관련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재난소득 지급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향후 범정부 차원의 논의 과정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재난소득 지급에 관한 사항은 정부 전체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만큼,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말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공론화 과정이 이뤄진다면 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분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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