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20% 하락·신저가 경신 속속…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먹구름'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경기방어주 역할을 하던 보험주가 최근 몇 년간 제구실을 하지 못한 채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과당 경쟁과 손해율 악화, 시중금리 하락 등의 여파로 업계 전반이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뾰족한 대안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도 악재는 계속 쌓이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는 보험사들의 노력에도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 3개월 새 20% 빠진 보험주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보험지수는 999.41로 마감되어 전년도 대비 39.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 20.85% 떨어졌으며, 1개월 전과 비교해도 8.83% 하락한 수치다.

특히 KRX의 17개 섹터지수 중 유일하게 KRX보험지수만 전일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보험업종의 위기감을 더한다. 시가총액 상위 보험주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은 장중 한 때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체별로 손보사 대장주인 삼성화재는 이날 전일대비 2.29% 하락한 19만2.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지난 1월2일 기준 종가 23만8,5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 사이에만 주가가 19.50% 떨어졌다.

이는 다른 빅3 손보사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5만100원에서 4만650원으로 18.86% 하락했고, 현대해상은 2만5,900원이던 주가가 19.11%가량 빠져 2만950원으로 미끄러졌다.

생보사들의 주가도 공모가보다 한참 아래로 떨어져 바닥을 헤매고 있다.

생보사 대장주인 삼성생명은 2010년 상장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난 1월 2일만 해도 7만3,100원이던 주가는 최근 5만 원대까지 하락해 22.60%가량 쪼그라들었다. 대형 생보사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주가도 바닥을 모른 채 계속 하락세다.

▲ (사진제공=PIXABAY)

◇ 손해율 악화·저금리 악재…자사주 매입 주가 방어

보험주 약세 배경을 두고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와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부진한 점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9.3%,  8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당기순이익도 3조3,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사들은 100%를 훌쩍 넘긴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는데다 보험료 인상 수준도 기대에 못 미쳐 의미있는 주가 반등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 직격탄은 맞은 생보사들의 경우 이차역마진 확대 및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손보, DB손보,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들은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정책을 통해 주가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높아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보험주에 대한 전망은 향후에도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깜짝 발표했다. 연준의 선제적 긴급처방 영향으로 한국은행의 4월 금리 인하 결정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보험업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자사주 취득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 여파로 영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까지 예견되는 상황에서 향후 제도적 개선이나 금리에 대한 부정적 흐름이 반전되지 않는 한 보험업종의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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