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인하 유력 전망…저금리 장기화에 수익성 악화 "반전 카드 없어"

[보험매일 = 김은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 밖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자산운용수익률 악화로 역마진 공포에 떨던 보험업계는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와중에 금리 방향성은 여전히 상승보다 하락 압력이 높다는 점에서 단순히 일시적 금리 동결만을 두고 업계 내 호재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예상 밖 동결...보험사 ‘안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인하 결정 이후 4개월 만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강하게 점쳐졌지만 예상을 빗나간 결과다.

시장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경제 타격이 점차 가시화 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국 경기 부양보다 부동산 관련 금융 불안정성 누증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 내려졌다.

금통위는 앞으로 상황을 조금 더 신중히 지켜본 뒤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동결과 관련해 안 그래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 수익에 직격탄을 맞고 있던 보험업계는 다소 안도하는 모양새다.

주로 채권·대출 등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하는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인하는 곧 수익률 저하를 뜻한다. 더욱이 고객에 돌려줘야 할 이자율보다 보험사가 자산을 굴려 얻는 수익률이 낮을 이차역마진 상태가 심화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 몰두했던 생보사들의 부담이 커진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그 중에서 특히 생보 쪽은 지금 같은 저금리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객들에게 받은 보험료를 잘 운용하여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데, 저금리 상황 속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현재 자산운용수익률이 4.0% 중후반만 되어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이번에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호재라고 까지 볼 수는 없지만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어쨌든 다행인 일”이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PIXABAY)

◇ 저금리 장기화 기조…보험료 '들썩'

문제는 저금리 국면을 타개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점이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다. 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는 코로나19 변수로 어쩔 수 없이 동결됐지만 4월에는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동결은 인하 시점을 4월로 연기한 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밝혔던 2명의 의견이 이번에도 유지됐고 1분기 경기지표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보여 4월에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들은 잠시 시간을 벌긴 했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이 상시 존재한다는 점에서 울상 짓는다. 금리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운용수익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고, 시장포화로 수입보험료도 나날이 줄고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시대가 종결되고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는 것 외에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반전 카드는 없다고 말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만간 추가 금리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다음달 혹은 다다음달 금리를 인하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리 하락 추세가 명백한 현재 시점에서 일시적 기준금리 동결이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며 “장기화되고 있는 금리 인하 추세가 꺾이고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달 정도 유예가 된 것에 불과할 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이번에는 동결됐다 하더라도 4월 인하 가능성이 장기물 국채금리에 선반영 되어 버린다면 보험사의 실질적인 자산운용에는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에 타격이 큰 보험사의 고민이 결국 예정이율 인하 결정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4월 1일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으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다수의 생보사들도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고객이 낸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일컫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통상 보험료는 5∼10% 오르게 된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