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KB손보 등 설계사 대면영업 자제 권고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가 더욱 확산되며, 보험사들이 피해방지를 위한 직접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미 몇몇 지역에서 피해를 겪은 만큼, 앞으로의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보험사들, 코로나19 사태 특단 조치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급속 확산에 보험업계 역시 비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급적이면 만남을 피하는 게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탓이다.

설계사뿐만이 아니다. 보상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걱정이다. 이유는 다르지만 여러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특성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고객과의 만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대로 된 업무 진행이 힘든 상황이다.

다른 방향에서는 구성원 중 확진자가 발생할 시 조직 폐쇄와 같은 리스크도 존재한다. 즉, 설계사와 고객 사이의 만남이 많든, 적든 보험사에게는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부 보험사가 코로나19에게서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 눈길을 끈다.

먼저 삼성화재는 대면영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여행 자제 권고와 해외 방문 시 보고는 물론 내부 직원과의 유선 연결을 통한 업무지원 강화도 실시 중이다.

KB손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한 특별 근무 지침을 안내함과 동시에 대면 영업을 진행하는 설계사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영업을 자제하도록  각 지역단에서 권고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 등은 설계사에게 마스크 착용과 미팅 자제에 대한 알람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 중에는 교보생명이 코로나19에 대비한 설계사 지원에 나섰다. 교보생명은 설계사를 대상으로 손 세정제와 마스크, 체온계와 같은 방역용품을 제공 중이다. 또 비대면 영업활동 강화를 위한 특별지원도 실시 중이다.

이들의 조치가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보험사의 영업채널에서 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생·손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영업 중 대면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보사는 98%, 손보사는 87%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텔레마케팅이나 인터넷 등의 비대면 채널이 늘고 있기는 하나, 메인은 여전히 대면채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대면채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설계사들에게 영업 자제 권고를 내렸다는 것은 직원 보호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실적 감소는 견뎌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경우 이미 고객들과의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무리한 영업을 진행한다 해도 큰 효과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최소한 직원들의 안전이라도 확보하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가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당장 약간의 손실을 감내하게 된다 해도 직원 보호를 통해 내·외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는다면, 미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비상경보 켜진 보험업계

보험사들이 직원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선 것은, 보험업계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20일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사옥 폐쇄를 진행한 바 있다.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탓이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발생 후 대구사옥 폐쇄와 동시에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또 대구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 170여 명은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대구사옥은 방역작업 진행 후 지난 22일 정상운영을 재개했다.

KB손보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겪었다. KB손보는 지난 24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빌딩의 입주사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해 빌딩을 폐쇄했다.

이후 KB손보는 긴급방역을 실시함과 동시에 빌딩 내에서 확인된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는 전원 자가격리를 조치를 진행했다.

이 밖에 설계사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보험업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경보음이 켜졌다.

다만 설계사의 경우 보험사의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권고’ 이상의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다수 보험사의 조치가 ‘영업 자제 권고’에서 그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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