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평균 비해 2~3배 높은 수준, 시장 점유율 확대 목적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삼성화재와 NH농협손해보험이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을 높게 책정해 장기인보험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당경쟁 후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이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를 2000~3000만원 수준으로 유지, 가입 수요자의 관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장기인보험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른 만큼, 높은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 기조를 유지해 장기보험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농협손보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 업계 평균 2배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손보)은 독립대리점을 통해 건강보험 상품(가성비굿건강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전략의 핵심키워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유사암진단비다. 대부분 손해보험사가 유사암진단비를 1000만원으로 보장하데 비해 2배 높은 2000만원을 보장한다는 게 특징이다.

유사암진단비는 작년 상반기 과당경쟁으로 보험업계의 큰 이슈였다. 보험사 간 경쟁이 붙으면서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치솟았고 일부 보험사는 일반암 진단비를 초과해 지급하기도 했다. 유사암은 갑상선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기타피부암 총 4개를 의미한다.

손해율이 높은 탓에 일반적으로 암 진단비의 10~20%로 정했으나 장기 보장성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사암이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업계 간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우려했고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각 손해보험사는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도입했다.

이후 각 보험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을 축소했다. 현재 대다수 보험사가 유사암진단비를 1000만원으로 축소한 상태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이 유사암진단비를 1000만원으로 축소한 바 있다.

보험업계 A관계자는 “농협손보가 기존의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을 축소한 것인지, 축소한 것을 확대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업계 평균보다 높은 가입금액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장기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암은 암보다 발병확률이 높은 반면 가입금액은 낮다. 장기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유사암진단비는 (각사별 상품을 비교할 때)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보험매일DB

◇축소 분위기에도 삼성 유사암 ‘높은’ 이유는?

삼성화재 역시 높은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으로 장기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화재는 작년 11월 기준 4000만원의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을 유지하던 중 3000만원(마이헬스파트너 일반형)으로 축소했다.

삼성화재가 높은 유사암진단비 가입금액을 책정한 배경에 메리츠화재와의 경쟁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 장기보험 신계약 수입보험료로 1695억원을 거둬드리며 삼성화재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신계약 수입보험료 총액은 1737억원이다.

턱 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삼성화재는 지난해 10월 장기인보험 보험료를 낮추는 등 1위 수성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업계 B관계자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장기인보험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장기인보험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 중 하나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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