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연, 생명보험설계사 등록 인원 분석… ’대량도입, 대량탈락’ 영업방식 지적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입사 후 1년 이상 버티는 생명보험 설계사가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생명보험 업계가 지난 40년간 전문가 육성이란 구호를 내세우며 보험설계사를 모집하여 영업을 하였으나, 사실은 보험설계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친인척 등 연고로 계약을 모집시킨 후 ‘단물“이 빠지면 버리는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으로 성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 3.5가구당 1가구, 설계사 등록 경험

▲ (자료제공=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이 생명보험 설계사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설계사 등록제도가 도입된 1979년부터 2017년까지 38년간 580만 명(연간 15만7,000명)이 생명보험 설계사로 입사하고, 574만 명(연간 15만5,000명)이 탈락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를 2,000만 가구라 할 때, 3.5가구당 1가구는 생명보험 설계사로 등록했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생명보험협회 설계사자격시험 및 등록현황 통계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에는 연간 20만 명 내외의 신규등록 설계사가 등록·탈락했으며, 1990년도에는 연간 30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2000년대에는 10만 명 이하로 떨어져 최근에는 5~6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탈락 인원은 90년대 초 등록 인원의 80~90%였으나, 90년대 후반부터 2005년까지는 도입 인원 보다 많은 110%~140%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탈락 인원이 도입 인원의 105%~11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생명보험 설계사는 1981년 10만 명을 넘어선 이래 매년 꾸준히 증가하여 1990년도에 20만 명을 넘어섰고, 94년에는 30만 명을 넘어 95년도에는 35만 3,185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계속 감소하여 2000년도에 20만 명대로 줄다가 이후 신규 등록 인원보다 탈락 인원이 많아 매년 1~2만 명씩 줄어 2010년에는 15만 명으로 줄다가 2018년에는 10만 명이 겨우 넘는 11만 2,595명이 남아 있다.

◇ 1년 이상 생존율 38.2% 불과…"아령형 양극화"

생명보험 설계사로 입사 후 1년 이상 생존율(2019년 상반기 기준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38.2%에 불과하다. 10명이 입사하면 6~7명이 그만두고 3~4명만이 생존한다.

근속연수 기준으로는 1년 미만이 29.1%, 1~2년 16.1%, 2~3년 9.0%, 3~4년 5.9%, 4~5년 4.2%이고, 5년 이상 근속이 35.6%로 나타났다. 1년 미만과 5년 이상이 주종을 이루는 아령형 양극화의 특이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금소연 측은 또한 생명보험사들이 설계사를 모집할 때 ”고소득 전문직, 자유로운 컨설턴트“ 등 달콤한 말을 내세우며 ’전문가 유망직업‘으로 입사를 권유하지만 위촉 후에는 보험계약 초회보험료의 13배까지 고액의 모집수당을 내세우며 연고 계약 위주로 모집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생보사들은 매년 ’전문가 육성‘을 내세웠지만, 40년간 ’대량도입, 대량탈락’을 통한 영업은 최근까지 전혀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배 국장은 "대부분 1년간 친인척 등 인맥 위주의 연고 모집 후에는 탈락(62.8%)하게 되는데, 탈락하게 되면 보험계약은 고아 계약이 되어 관리자가 없어지게 되고 흔히 해약하거나 실효된다"며 "이 경우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지급한 수당분을 소비자에게 부담시켜 해약손(미상각신계약비 공제)을 입게 되고, 모집 설계사는 그동안 받은 모집수당을 토해내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과적으로 보험사는 해약익과 모집수당 환수로 ”이중이득(二重利得)“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그동안 생명보험사의 설계사를 이용한 고질적인 ’대량도입, 대량탈락‘이 주된 영업전략"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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