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수익성·건전성 등 사면초가…2020년 운영 방향, 보험생태계 재구축에 초점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현재 국내 보험산업의 상황은 한 마디로 표현해 ‘지속성장의 온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2020년 연구원 운영 방향 발표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안 원장은 “현재 보험산업은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측면에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진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어려움은 과거 성장을 주도한 기존 사업모형의 관행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올해 보험연구원의 연구 슬로건으로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Rebuilding Healthy Insurance Ecosystem)”을 제시했다.

▲ (사진제공=보험연구원)

◇ 파라메트릭 보험 연구…CPC연구센터 설립 등 계획

이날 안 원장은 “보험산업과 보험시장에 널리 퍼져있는 관행은 보험사, 보험감독자, 보험소비자가 실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다. 부분적 개혁으로는 기존 관행을 고쳐 새로운 관행을 세우기 어렵다”며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강조했다.

생태계의 건강은 곧 선순환을 의미한다. 보험산업에서의 선순환이란 보험회사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을 적정가격에 시장에 적시에 공급하고, 감독자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경쟁에서 도태된 보험사의 질서 있는 퇴출을 유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이 안 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위한 연구원 운영방안으로는 우선 ‘사업모형 혁신’에 주목한 연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등 환경변화에 따른 신종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보험사들의 역할을 찾기 위해 파라메트릭(Parametric) 보험 등의 연구를 진행한다. 이번 주 내 신종 코로나 관련 연구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며, 오는 8월에는 파라메트릭 보험을 주제로 세미나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안 원장은 시장기능 강화에 주목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연구원의 연구가 ‘보험현장과 괴리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험연구원은 ‘CPC(Customer-Product-Channel) 연구센터’를 만들어 연구원이 시장·학계·정책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한 개선방안을 찾는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안 원장은 "앞으로 보험연구원은 수동적이고 조용하고 무난한 연구기관이 아닌, 시장 및 경영 현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이 될 것"이라며 "정책 및 감독 결정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보험산업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실손·자동차보험 구조적 문제, 중·장기적 개선

보험연구원은 특히 올해 주요 연구과제 중 하나로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정상화를 위한 개선 방안 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실손보험은 손해율 상승으로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그려지고 있으며, 자동차보험도 3~4년 주기로 손해율 상승→제도 개선→보험료 인상→손해율 하락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은 보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상품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보험연구원 측의 입장이다.

실손보험 정상화 방안 연구의 경우 실손보험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요율구조 ▲보장구조 ▲보유계약 ▲심사체계 등으로 세분화해 보험료 차등제 도입, 비급여 보장영역 관리 강화, 기존 보유계약에 대한 계약전환 유도, 전문심사 기관 설립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격자유화를 둘러싼 논란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자동차보험은 시장 현상을 분석하고, 향후 자동차보험 시장 자유화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안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험산업의 지속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험사기 등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하고,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신뢰’를 내세웠다.

보험산업의 모럴 해저드 이슈를 신뢰나 정직과 같은 사회적 자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보험연구원은 향후 2년에 걸쳐 한국사회 신뢰도와 보험산업의 모럴 해저드를 연구할 예정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연구 첫해인 올해에는 신뢰와 관련된 선행 연구 정리와 지표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보험산업에 적용해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모럴 해저드 문제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