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출범식 갖고 본격 활동, 한국노총 소속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삼성화재가 최근 노동조합설립을 위해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한 설립신고증의 교부가 이뤄지면 삼성 금융계열사 중 보험계열사 전부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향후 노동조합 활동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출범식 갖고 본격활동 시작...초대 위원장 오상훈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에 따르면 삼성화재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노조)는 지난해 12월 8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1월 23일에는 노조설립 신고를 마쳤다. 삼성화재노조 초대 위원장은 오상훈 지점장이 맡는다. 노조설립신고증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1952년 설립됐으나 ‘진성’ 노동조합이 설립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삼성화재의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임단협)은 직원대표기구인 평사원협의체가 주도적으로 맡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1962년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융노동조합연맹에 속해 있다.

노조설립 추진은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이 삼성화재에도 적용됐고 노조설립은 추진단계에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작년 사내 우수지점장 그룹인 프로지점장협의체가 구성되면서 노조설립에 탄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화재 노조는 오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노조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한다는 게 삼성화재노조 측의 설명이다.

▲ 사진=삼성화재

◇노조와해 ‘사과’ 삼성화재 노조 영향미칠까

삼성화재노조가 합법노조로 인정받고 제대로 된 노조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노동조합 와해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관계자 등이 실형을 받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사과문 속 내용이 노사문화에 관한 전향적 입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사회 이상훈 의장과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5명, 외부인사 2명 총 7명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명령한 바 있다.

삼성은 “과거 회사 내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삼성전자가 노조활동을 방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삼성화재노조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달 회사 이메일 시스템을 통해 노조가입 독려 이메일을 발송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직원복지 혜택을 비교한 표와 함께 노조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에게도 노조가 있습니다. 힘이 생기도록 가입해주세요”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통신망(이메일 시스템)의 업무 외적 사용을 제한한 사규를 노조가 위반했다고 봤고, 해당 메일을 전직원 메일계정에서 삭제했다. 삼성이 노조활동 등 노사문화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음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삼성 계열사 중 노조가 운영되는 곳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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