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개선 긍정적 “한 목소리”, 삼성은 인상폭 검토 중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이달 말부터 각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3.4~3.5% 인상한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시작하면 중소형사도 발맞춰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 KB손보 첫 스타트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29일 책임개시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3.5% 인상한다. 지난 10일 오후 늦게 회신받은 보험개발원의 요율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을 확정했다.

대형사 가운데 DB손해보험은 3.4%, 현대해상은 3.5% 인상을 확정지었다. 인상시기는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각 2월 4일과 5일 책임개시일부터다. 삼성화재는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검토 중에 있다. 다만 보험개발원에 의뢰한 요율인 3.3%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과정은 다사다난했다.

각 손해보험사가 보험개발원에 의뢰한 자동차보험료 요율검증 회신이 늦어지면서 인상 시기와 인상 폭 결정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요율검증을 의뢰했다. 이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요율검증을 의뢰했다. 하지만 요율검증 회신이 두 달 가까이 걸렸다. 통상적인 요율검증 결과 회신 기간이 2주 정도임을 생각하면 매우 늦은 셈이다.

보험개발원의 보험료율 검증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요율검증인 만큼, 각 보험사가 보험료 인상 전 통상적으로 받는 절차다. 동시에 정부 당국의 의지로 해석되기도 해 요율검증 결과는 중요하게 여겨진다.

보험개발원 요율검증 회신이 늦어지면서 각사별 보험료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일부 보험사가 보험개발원 요율검증 절차 없이 보험료 인상을 강행했다가 철회했다거나 각 보험사별로 총선 이후 보험료를 인상한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다.

자동차보험료는 2001년 완전 가격자유화가 이뤄졌으나 보험료 인상 시 금융당국의 간접통제를 받는다. 보험사가 인상을 추진하고 목표치를 정하면 금융당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인을 보내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진=픽사베이

◇車보험 역대급 ‘적자’ 가뭄 속 단비

보험업계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누적된 적자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적정수준으로 돌릴 정도의 파급력은 없지만, 꽉 막힌 숨통 정도는 트일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11월 자동차보험 누적 영업적자는 1조 2938억원이다. 12월 손해율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치인 2010년 1조 536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가마감 기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모든 손해보험사가 100%를 넘어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본 적자가 역대 최대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보험료 인상폭 결정 과정에서 소비자 부담 등을 고려했다. 보험사만 생각해서는 안 될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보험료 인상은 손해율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진행하지만 아직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확정 짓지는 않았다. 보험료 인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보험료 인상이 완전한 적자해소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8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통상적으로 20% 선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손해율이 80%를 넘어가면 손해보험사는 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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