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손보 매각 가격협상 줄다리기 돌입,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 시작 등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부터 푸르덴셜생명 매각설까지 지난해 풍년을 이루었던 보험업계 매각 관련 이슈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더케이 손해보험은 매각을 위한 가격협상에 한창이며, KDB생명은 새 주인 찾기에 여념이 없다. 아울러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진행 상황이 구체화되는 등 보험사 M&A가 새해 초부터 업계를 달구고 있다. 

◇‘인수가격 줄다리기’ 더케이손보, ‘새 주인 찾아요’ KDB생명

올해 5대 금융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인 M&A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보험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작업을 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보험사는 KDB생명, 더케이손해보험 등 단 두 곳뿐이지만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곳까지 고려하면 총 6곳 이상의 보험사가 올해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가장 먼저 새주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더케이손해보험이다. 현재 한국교직원공제회와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세부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매각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하나금융지주와 교직원공제회가 원하는 매각 비용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측은 1,500억 원가량의 가격을 원하지만, 하나금융지주에서는 1,000억 원 내외의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당연하게도 조금이라도 적은 비용으로 인수를 하고 싶어 하는 하나금융 측과 투자한 원금 정도의 매각 비용을 원하는 공제회 사이의 가격협상 줄다리기 단계가 아닌가 한다”며 “회사의 최고 수뇌부 몇몇을 제외하면 본부장급조차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비용 의견 차이로 인해 진행속도가 더뎌진 것일 뿐 결국에는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품에 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KDB생명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9월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KDB생명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총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어느덧 네 번째 매각 도전에 나선 KDB생명의 이번 도전 역시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과 M&A 시장이 판단하는 KDB생명의 가치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 가격으로 최소 6,000억 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KDB생명에 1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한 만큼 어느 정도의 비용 회수를 원하는 것이다. 반면 시장이 평가하는 KDB생명의 적정 인수 가는 5,000억 원 정도로 1,000억 원이라는 가격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KDB생명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매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탄탄한 보험사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리는 금융지주사 입장에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KDB생명은 성에 차지 않는 매물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있었던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는 두어 곳의 사모펀드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M&A 시장에 정식으로 나오는 순간 ‘우량 매물’로 자리매김할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은 KDB생명의 매각길을 더욱 험준하게 만들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진행 시작... 새 주인 후보 누구?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싱이 보유한 한국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후보자 군에 투자설명서 발송을 통해 예비입찰 시작을 알렸다. 금융지주, 사모펀드, 보험사 등 총 8곳의 기업에서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규모는 20조 1,938억 원으로 업계 11위에 해당한다. 지난 2018년 1,4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또 지난해 3분기 RBC비율은 505.1%를 기록해 생보업계 제일 자산건전성을 드러냈다. 보험업계에서는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가격이 약 2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유력한 인수 후보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이다.

이중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게 될 시 신한금융지주에게 내어준 리딩금융그룹의 자리의 재탈환을 노려보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의 총 자산과 영업이익은 각각 530조 1,501억 원과 2조 7,196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지주의 총 자산과 영업이익은 각각 98조 1,791억 원과 2조 4,695억 원이었다. 자산 32조 원, 영업이익 2,502억 원의 격차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자산규모 20조 1,938억 원의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시, 신한금융지주에 근접한 자리까지 올라가며 다시 한번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다툴 수 있는 위치가 된다.

게다가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이 합쳐질 시 자산규모는 약 39조 4,922억 원으로 생보업계 빅 5에도 진입도 가능하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현재까지 생명보험 자회사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수 진행 시 푸르덴셜생명이라는 거대 매물을 통한 안정적인 생보업계 진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동시에 하나금융지주에 내준 금융그룹 3위 자리를 되찾는 동시에 20조~30조 원가량의 자산규모 격차 감소라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투자은행업계에서 예비입찰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관련 내용에 대해 우리 쪽에서 확인 가능한 방법이 없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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