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대만 생보사 해외투자 비중 69%…운용자산수익률 관리 중요성 강조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최근 몇 년간 국내 보험사들이 저금리 장기화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기대효과 및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저금리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투자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수행하고 있는 대만 보험산업을 주목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만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 보험연구원 ‘대만 생명보험회사 해외투자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대만 생명보험산업은 해외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2018년 기준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한다.
해외투자 규모는 2005년 1.8조 대만달러에서 2018년 16.3조 대만달러로 14.5조 대만달러 증가하고, 비중은 2005년 31%에서 2018년 69%로 38%p 증가했다. 같은기간 해외투자의 연평균 증가율(18.5%)은 운용자산의 연평균 증가율(11.4%)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투자는 채권 중심이나 주식도 일정 비중 투자하고, 채권 중 신용위험을 내재한 채권의 투자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다. 또한 환헤지 전략으로 완전헤지가 아닌 부분헤지를 실행하여 경제 환경 및 투자 전략에 따라 환헤지 비율을 탄력적으로 설정 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주요 생명보험회사의 환헤지 비율은 70~80%대다.
이 같은 대만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확대는 금리역마진을 완화하여 수익성 및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국채 10년 금리가 0~1%대임에도 불구하고 운용자산수익률은 4%대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2년부터 수익성과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의 운용을 위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일반계정은 총자산 대비 30%, 특별계정은 각 특별계정자산 대비 2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보험사의 해외 투자 규제 한도를 풀어주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발의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황인창 연구위원, 이규성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이 심화·지속될수록 수익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경제적·규제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측면에서 보험회사의 자율성을 강화하되, 보험회사가 적절한 위험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한국과 대만의 보험산업과 해외투자를 비교해 볼 때, 한국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금융안정성 저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된다”며 “해외투자에 대한 한도 규제를 완화하고, 외환포지션에 대한 손익변동을 완화시키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