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철 삼성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등... 보험업계 위기 돌파 기대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2020년 새해가 밝았다. 풍요와 희망, 기회를 상징하는 경자년(庚子年)을 맞아 보험사 쥐띠 CEO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업계가 추운 겨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자년(庚子年)’ 흰쥐의 기운 받은 CEO는?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960년생 쥐띠 CEO로는 우선 생보업계 리딩 기업인 삼성생명의 현성철 대표가 있다. 현 대표는 삼성생명 대표로 취임하기 이전까지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을 거쳤다. 이 기간 동안 구매팀, 경영지원실, 전략영업본부 등의 업무를 경험한 그는 ‘실무 베테랑’ 수장이다.

현 대표는 삼성생명 취임 후 디지털 서비스 등의 부분에 집중하며 시대의 트렌드를 꿰뚫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이루어진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와 보험 관련 주요 내용을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안내 서비스’ 도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도 1960년생 쥐띠 CEO다. 여 대표는 올해로 한화그룹 입사 35년째를 맞이한 대표적인 ‘한화맨’이다.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그는 한화생명 재정팀장·전략기획실장·경영기획실 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여 대표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화그룹의 금융전문가인 동시에 M&A와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끈 전략기획의 귀재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해 12월 한화생명의 단독 지휘자가 된 그는, 최근 ‘경자년 레이스’ 시작을 위한 첫 번째 준비로 인사와 조직 혁신을 통한 내부 최적화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허정수 KB생명 대표 역시 1960년생이다. 2017년 취임한 허 대표는 KB생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KB금융그룹의 생보사 인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향후 M&A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1960년생 쥐띠 CEO 중 한 명이다. 하 부회장의 경우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전체를 강타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정 상승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 대다수의 생보사들이 늘어난 영업손실과 줄어든 투자이익으로 당기순이익 감소를 피치 못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에셋생명은 순이익 증가에 성공했다.

지난 1986년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에 입사한 하 부회장은 FC 영업본부장 등의 업무를 거쳐 현재는 영업을 전담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은 점포 축소와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라는 방식을 통해 저금리 저성장 장기화 국면에 맞춘 맞춤형 비용절감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 밖에 1960년생인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와 1972년생인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도 쥐띠 CEO에 해당한다.

▲ 현성철 대표(좌측 상단), 여승주 대표(우측 상단), 허정수 대표(좌측 하단), 하만덕 부회장(우측 하단)

◇쥐띠 CEO가 당장 직면한 문제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베테랑 지휘관’ 쥐띠 CEO들이지만 2020 경자년(庚子年)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 등으로 시장 환경은 악화된 데다, 여러 과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과제를 풀어나갈지 업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쥐띠 CEO들이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로는 우선 실적 회복이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생보사들은 3조 573억 원, 손보사들은 2.2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24.3%, 24.6% 감소한 수치이다.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는 실적 감소를 겪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

또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이 2022년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이를 위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IFRS17이 도입되는 2022년부터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보험부채)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해 정하게 된다.

회계기준이 이처럼 바뀌게 되면 생보사 쪽이 특이 더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저축성보험 등의 상품을 많이 판매한 탓이다. 이 상품들이 판매 당시에는 10%가량의 고금리였으나, 현재는 금리가 낮아 부채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이를 대비한 자산·부채 구조개선과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해를 맞이했지만 어려운 업황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확한 위기 파악과 대처 능력이 쥐띠의 특성이라는 말처럼 쥐띠 CEO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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