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진료체계 표준화, 가입연령제한 확대 등 이뤄져야

[보험매일=신영욱] 자신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이라 여기는 ‘펫팸족’이 늘어나며, 내 반려동물이 아플 때를 대비하려 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니즈를 겨냥한 펫 보험을 출시하며 보험업계 역시 펫코노미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르는게 값’

다가오는 2020년 펫팸족과 보험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펫 보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펫 보험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로 ‘동물 진료체계 표준화 문제’를 지적한다.

현재 반려동물 진료비의 경우 체계의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아 수의사가 부르는 비용이 값으로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똑같은 증상으로 진료와 치료를 받더라도 어떤 동물병원이냐에 따라 두배 이상의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같은 진료에 대한 진료비가 재각기 다르다 보니 보험사의 입장에선 반려동물 보험에서 부담할 진료비 추정이 어려워 제대로 된 보장이 되는 상품을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천차만별인 반려동물 진료비는 펫 보험의 보험료가 높아지게 만들며, 펫 보험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펫사료협회에서 조사한 ‘2018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펫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 중 ‘보험료 부담’이 22.3%를 차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들의 경우 같은 치료를 받아도 진료비가 제각각이다 보니 보험금 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렇다 보니 손해율이 높아져 상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보험료가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기견 출신이라 안되고, 아프기 시작할 나이라 안되고?

동물 진료체계 표준화 문제가 제도적인 문제라면 펫 보험 상품 자체에도 개선이 필요한 점이 존재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료에 관한 문제를 제외했을 때 펫팸족들이 현재의 펫 보험에서 가장 큰 불만을 느끼는 부분은 가입나이 제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중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펫 보험은 반려동물 나이가 8살 이상이면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나마 가입연령 제한이 가장 높은 것은 한화손보 펫 플러스의 만 10세이다. 이 상품의 경우 가입연령 제한은 높지만, 최대 11세까지만 갱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 10세의 반려견이 가입한다면 보험혜택을 1년만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다른 보험사들의 반려동물보험의 경우 대부분 6세~8세 사이의 가입연령 제한을 두고 있어 고령견과 함께 하는 펫팸족의 경우 펫 보험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는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정확한 나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의 펫 보험 가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펫 보험에 관한 인식조차 썩 좋지만은 않다.

보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펫팸족 K씨는 “평소 펫 보험에 대해 좋은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일부러 가입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료나 나이 제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여럿 존재한다"며 " 내년에는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이 이루어져야 펫 보험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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