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주 내 회신, 이슈 맞물려 검토사항 발생시 늦기도

[보험매일=최석범 기자]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 보험요율 검증 회신이 지연돼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각 보험사별로 요율검증을 의뢰받으면 2주 안에 결과를 회신하는 게 통상적인데 회신을 받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의 보험료율 검증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요율검증인 만큼, 각 보험사가 보험료 인상 전 통상적으로 받는 절차다. 동시에 정부 당국의 의지로 해석되기도 해 요율검증에 관한 결과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의뢰 상품에 따른 이슈 관심 높으면 늦어지기도

보험개발원은 요율검증에 관한 어떤 사항도 공개할 수 없다. 언제 어떤 보험사가 보험상품에 관한 요율검증을 의뢰했는지 조차도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원수사 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지난달 말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상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보험료 요율검증을 의뢰했다. 예정대로라면 보험개발원은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인상안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해 회신해야 한다. 하지만 KB손보와 현대해상은 23일 현재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요율검증에 관한 내용을 회신받지 못한 상황.

보험개발원이 각 보험사가 의뢰한 자동차보험 보험료율 검증에 관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다 보니, 일반적인 이유를 통해 늦어지는 배경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특정 보험상품에 관한 보험료가 이슈로 부상하면 요율검증에 관한 회신이 늦어질 수 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이슈 중 이슈다 보니 보험개발원의 요율검증 회신지연의 이유로 거론된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 지수 품목(기타 상품 및 서비스)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올라있다.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금융당국 역시 민감한 사안으로 보는 만큼, 보험개발원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유리그릇 다루듯 신중히 검증해야 하는 셈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요율검증을 해달라고 요청이 온 특정 보험상품이 이슈로 오르고 검토할 사항이 있는 경우 요율검증 회신이 늦어질 수 있다. 2주간 검증결과를 회신을 하겠다는 것이지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리적 시간 부족에 요율검증 회신일 늦기도

자동차보험 보험요율 회신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물리적 시간의 부족도 짐작할 수 있다. 이를테면 보험요율 산출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개발원 측에서 요율검증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반대로 원수사 측에서 요청을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보험개발원에 일감이 몰리는 경우도 회신 지연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보험요율 산출은 전문 계리인력에 맡게 된다. 하지만 일감이 몰리는 경우 제한된 계리인력이 많은 요율검증 의뢰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요율검증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지는 셈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은 대부분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보험요율에 관한 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요율 산출과정에서 오류가 있으면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회사 사정에 따라 (검증기간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15일이 계약사항은 맞지만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15일 연장에 관한 사항이 (계약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각 손해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의 요율검증 결과를 갖고 2~3주간 내부적으로 절차를 거치고 전산에 반영하는 작업을 한다. 손해보험업계는 치솟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잡기 위해 5%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11월 누적기준 9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6.4%다. 손해율은 각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80%를 넘으면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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