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창출 시장에서 포화시장 된 한국, "짐싸는 외국계 늘것"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연일 ‘곡소리’만 들려오는 국내 보험시장이 외국계 보험사들을 지치게 만든 모양이다.

국내 보험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을 포기하고 떠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ING 다음 주자는 푸르덴셜?.. 다음은 누구?

최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한국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로 선정, 매각 작업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매각 이루어지게 된다면 미국 푸르덴셜의 한국 시장 진출기가 29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자산규모로 업계 11위인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영업이익 1448억 원을 달성,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또 올해 3분기 RBC비율은 505.1%를 기록해 생보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러 지표를 통해 국내 시장 정착에 성공한 대표적인 외국계 보험사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이 한국 시장을 접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 내 파장이 크다. 

더욱이 외국계 ING생명이 한국 시장을 떠난 후 또 다른 우량 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마저 매각설이 돌자, 외국계 보험사 엑소더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 외국계 생보사 시장점유율 10년간 하락세

보험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한국 보험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포화상태다. 국내 보험시장의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이미 오래전에 90%를 넘어서면서 신계약이 눈이 띄게 줄었다.

신계약 감소 여파로 지난 상반기 외국계 생보사 9곳의 순이익 감소율은 24.1%에 달했다. 

생명보험 시장의 외국계 보험사 점유율은 역시 하락세다. 지난 2008년 21%까지 치솟았던 외국계 생보사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10년 사이 1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푸르덴셜생명 측이 매각과 관련해 공시적으로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 내 매각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도 한국 시장에서 떠난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의 매각 전례에 비춰볼 때도 당분간은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자체는 탄탄한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보험시장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조금이라도 나은 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철수를 진행하려 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기업인 푸르덴셜생명의 이번 매각설은 의미하는 것이 크다”며 “그간 간간히 이루어져 왔던 외국계 보험사 한국 시장 정리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이 현실화 되면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ING생명 등의 뒤를 이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