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시기 맞은 보험업계, 종합검사 이중고 되어서는 안돼

[보험매일=최석범 기자]2019년 보험업계는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냈다. 금융감독원은 4년 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켰고, 금융위원회는 첫해 수수료를 특별수당(시책)을 포함해 월 보험료의 1200% 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동차정비 수가인상과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자, 손보사들은 상·하반기에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치솟은 손해율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자산운용수익률 악화는 보험사들의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 사태의 불똥이 튀면서 보험업계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무해지·저해지환급금 보험과 관련, 불완전판매로 인해 제2의 DLF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지난달 해당 상품에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보험매일은 2019년 보험업계 이슈를 결산하는 특집을 전개한다. 첫 번째는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다.

◇종합검사 4년 만에 ‘부활’ 첫 대상은 한화생명

지난 2월 20일 개최된 금융위원회의 정례회의에 보험업계의 눈이 쏠렸다. 금융감독원 윤석헌 원장이 취임과 함께 예고한 종합검사가 부활되는지 여부가 결정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2019년도 금융감독원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확정했고 4년 만에 종합검사는 부활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업무 운영계획을 1월 보고해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가 금감원에 합리적인 기준과 금융회사 부담 완화를 위한 보완을 요구했고 이 작업이 길어지면서 운영계획 확정도 지연됐다.

이 과정으로 탄생한 게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다. 금감원이 사전에 중요한 지표를 설정해 금융회사를 평가한 후 평가결과가 저조한 금융사를 종합검사 대상으로 삼고, 우수한 금융사는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뜻한다. 과거 특별한 사안이 없어도 관행적으로 대상을 선정하던 방식과 차이점을 둔 것이다.

금감원은 본격적인 종합검사를 앞두고 검사인력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종합검사의 핵심주체인 생명보험검사국과 손해보험검사국 팀원을 대거 교체했고, 연이은 인사로 간부급에 해당하는 3급 직원도 물갈이 했다.

금감원의 첫 종합검사 대상에는 삼성생명이 거론됐다. 즉시연금 미지급 사건과 암보험 분쟁으로 다수의 민원이 발생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첫 종합검사의 대상은 한화생명이 됐다. 보복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첫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게 보험업계의 생각이다.

종합검사가 부활하고 검사대상에 오른 보험사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이다.

◇과거 종합검사와 큰 차이 ‘없어’ 먼지털이식 안 돼

금감원은 저인망식 검사방식에서 지적사항 적발 위주의 방식으로 종합검사를 하겠다고 방향을 제시했지만, 보험업계는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자료 요구는 없었지만, 종합검사 강도는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앞서 금감원은 보험사의 경영상황과 주요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부문을 중점 점검해 실질적인 경영에 도움을 방식으로 종합검사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합검사 강도는 과거 진행했던 검사와 (체감 상)큰 차이가 없었다. 종합검사 항목에 따라 했고 중점적으로 보는 항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업무가 마비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새롭게 구성된 종합검사 인력이 잘 모르다보니, 루틴하게 한 것 같다. 종합검사는 앞으로도 비슷하게 이뤄질 것 같다.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종합검사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다시 부활시켰다. 종합검사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과거 먼지털이식 검사가 아닌, 소비자를 중심에 둔 검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지털이식 검사는 아무리 소비자보호로 포장을 해도 트집잡기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보험산업은 위기에 놓여있다. 주요 손보사 9곳의 누적당기순이익은 1조 6900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 4000억원 대비 29.5% 급감했다. 주요 생보사 8곳의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1조 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8700억원으로 33.2% 줄었다.

경영실적 악화로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보험사에게 금감원 종합검사가 이중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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