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까지 치솟은 손해율, 악화일로..."구조적인 문제 바로잡아야”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수직 상승하면서 손보사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100%가 넘어서는 등 악화 국면 가속화로 보험료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소비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려 한다는 비판이 큰 만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100%까지 치솟은 손해율, 보험료 추가 인상?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11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90%를 넘어섰다.

업체별로 MG손해보험이 158.8%로 가장 높았으며, 롯데손해보험도 101.6%를 기록해 손해율 100%를 넘겼다. 쉽게 말해 두 업체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이 보험금으로 지급됐다는 뜻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상위 3개 손보사인 삼성화재(90.3%), 현대해상(92.2%), DB손보(92.5%) 역시 손해율이 작년 동월보다 3∼6%p 오르는 등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 (사진제공=PIXABAY)

문제는 앞으로도 손해율이 안정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10월 가마감 기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7.6%로 전월 90.3%보다 7.3%p 증가했으며, 현대해상과 DB손보 역시 각각 97%, 98.5%로 손해율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78%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높을 경우 대체로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손보업계 내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전반적인 업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손보사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분의 3 수준으로 급감했다.

보험사들이 지금 당장 가장 절실히 원하면서도 간단한 해결책은 손해율에 입각한 적정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조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보험사들은 이미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당분간 실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만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이 단행된 만큼 보험사들 스스로도 올해 내 추가 보험료 인상은 어렵다고 단념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처음 보험료를 인상할 당시 적어도 7~8%는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만큼 인상되지 못했다. 현재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보험료 인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업체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기존처럼 대형사가 먼저 인상을 결정하면 쫓아가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한 업체들이 먼저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보험료 인상은 미봉책…구조적인 문제 바로잡아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손해율을 안정시키지는 못했다.

감독당국 눈치에 보험료 인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사 측의 입장이다.

다만 점점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더 이상 ‘보험료 인상’이라는 일시적 카드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당장 보험료 2~3%를 더 올린다고 손해율 악화가 해결될 문제는 아닌데다, 모든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떠안기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필요하게 빠져나가는 보험금 누수를 막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화시킬 근본 대책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역시도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똑같은 수준의 상해를 입어도 교통사고 환자들이 병원에 가면 손해가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 교통사고 보험사기, 경미사고에 대한 병원의 과잉진료 등 근본적으로 돈이 새는 곳을 막아야 하는데 인력과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보험사의 자정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나 제도 개선을 당국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 상승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지만 자구책의 일환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특약을 만들어 할인을 해주고 있다. 들어오는 보험료 자체가 줄어들더라도 워낙 사고를 통한 보험금이 크게 나가다 보니 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러 노력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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