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하락세 지속…무리한 판매에만 집중, 장기계약관리 소홀 '지적'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보험사의 고객 관리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보험계약유지율이 매년 하락하고 있다.

초장기 상품인 보험에 기껏 가입 해놓고 만기를 채우지 않고 1~2년 내에 계약을 해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뜻인데, 이를 두고 보험사들이 눈앞에 신계약 유치에만 집중할 뿐 장기적인 계약 유지·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계약유지율 3년간 하락세...25회차 60%대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업계 13회차 계약유지율 평균은 2015년 81.9%에서 2016년 82.4%로 개선된 이후 2017년부터 3년간 매년 하락세다.

2017년 81.2%, 2018년 80.7%를 기록한데 이어 생명보험사 24곳의 올해 상반기 기준 13회차 계약유지율 평균은 80.0%로, 80%대 선을 지키는 것도 위태해졌다. 이는 전년동기 81.2%에 비해 1.2%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25회차 계약유지율은 더욱 떨어졌다.

2016년 기준 69.8%까지 개선됐던 25회차 계약유지율도 2017년 68.6%, 2018년 65.5%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25회차 계약유지율 평균은 전년동기 67.6%보다 1.7%p 떨어진 65.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카디프생명(87.7%)과 IBK연금(84.8%)만이 유일하게 80%대를 넘겼으며, 이 외에 하나생명(79.0%), 교보라이프플래닛(77.5%), 라이나생명(74.3%), ABL생명(71.3%), 푸르덴셜생명(70.1%), KDB생명(68.1%), 신한생명(66.8%), AIA생명(66.4%), 삼성생명(66.3%), 미래에셋생명(66.0%), 교보생명(65.9%) 등이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 밖에 메트라이프생명(65.4%), 동양생명(64.6%), DGB생명(62.7%), 농협생명(62.4%), 한화생명(62.4%), 오렌지라이프(59.6%), 흥국생명(59.4%), 푸본현대생명(57.4%), KB생명(56.7%), DB생명(56.4%), 처브라이프생명(36.9%) 순으로 나타났다.

계약유지율 하락 추세는 손보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손보사 14곳의 13회차, 25회차 계약유지율은 82.7%, 68.3%로 각각 전년동기 보다 0.2%p, 0.7%p 하락했다.

13회차 계약유지율은 2016년 83.6%에서 2018년 81.9%로,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9.9%에서 67.8%로 떨어졌다.

업체별 계약유지율은 더케이손보(84.7%), 농협손보(76.5%), 악사손보(74.9%), 메리츠화재(71.3%), 현대해상(70.8%), 롯데손보(70.3%), MG손보(69.6%), KB손보(69.1%), DB손보(66.9%), 한화손보(65.9%), 삼성화재(65.4%), AIG손보(64.0%), ACE손보(63.1%), 흥국화재(60.2%) 순으로 나타났다.

◇ "가입보다 유지가 중요한데…"

13회차, 25회차 계약유지율은 보험에 가입한 후 1년, 2년째까지 계약자가 중도해지 않고 보험료를 낸 비율을 뜻한다.

따라서 계약유지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불완전판매나 허수 계약 없이 안정적인 고객유입 및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해당 수치가 낮으면 불량 판매가 많고 계약 체결 후 사후 관리 부실로 해지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보험은 중도에 해지하면 대부분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인 만큼 가입보다 만기까지 유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종신보험·연금보험 등 초장기 상품에 주력하는 생명보험업계 내 2년 내 계약해지가 많다는 건 그만큼 문제점이 많은 업체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보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국장은 “보험사의 진짜 실력은 판매실적(수입보험료)이 아니라 보험계약의 유지율로 나타난다”며 “유지율이 낮은 회사는 가입 단계에서 엉터리 판매가 이루어졌거나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있다고 감히 단정 지을 수 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의 유지율이 현저히 낮은데, 이는 무리한 판매에만 집중하고 장기계약관리에는 소홀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이어 “최근에는 경제사정 악화로 가입자들의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유지율은 더욱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설계사들의 말에만 현혹되지 말고, 가입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상품인지 따져보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및 장래의 소득을 고려해 납입기간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납입 가능한 보험료 수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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