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급증세...“비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폭염과 태풍 등 날씨와 계절적 영향이 보험사에 미치는 부분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예상치 못한 가을 태풍의 역습으로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면서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 날씨관련 보험상품, 자동차보험 등 영향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기상 예보와 날씨에 따른금융 소비자의 행태 변화’ 보고서는 보험시장에서 상품 가입과 탈퇴는 날씨와 무관하지만 보험청구 원인엔 날씨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는 보험시장에 날씨를 다루는 보험상품들이 몇몇 출시되어 있고, 보험청구의 원인이 되는 교통사고 및 화재가 날씨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포츠경기나 박람회·야유회 등을 계획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하거나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 피해를 보상해주는 행사취소보험, ▲기상조건 악화로 대출 감소나 이익이 발생했을 때 보상해주는 재정손실보험, ▲재정손실보험과 유사하나 온도·강우량·적설량 등 측정 가능한 기상정보를 지수화해 이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지수형날씨보험 등 날씨 관련 보험 상품들이 민간 보험시장에 나와 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폭염이나 홍수로 인해 농작물 재해보험, 가축 재해보험 등 자연재해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이 날씨 영향에 따라 울고 웃게 만드는 대표적 상품으로는 자동차보험을 꼽을 수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날씨와 보험 가입·탈퇴 간의 뚜렷한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날씨가 보험 청구 원인인 사고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날씨에 따라 교통사고 및 화재사고의 발생건수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 손해율 급증에 “비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고 빈도는 여름이 압도적으로 많다. 날씨가 더울수록 운전자들의 자동차 이용량이 늘어나고 반대로 집중력은 떨어져 졸음운전 사고가 늘어난다. 또한 타이어 펑크나 엔진 과열 등의 사고도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

2018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기온이 23~24도인 날은 하루 평균 6958건의 교통사고가 접수되지만, 35~36도인 날엔 하루 평균 9259건으로 치솟는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약 80건)씩 증가하는 셈이다.

여름철 폭염도 문제지만 반대로 장마와 홍수도 골치다. 빗길 교통사고나 침수피해는 자동차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특히 올해는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한 ‘링링’, ‘타파’, ‘미탁’ 등 태풍의 영향으로 보험업계 수심이 가득하다.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1개 손보사 일제히 90%를 넘기는데 가을 태풍의 영향도 톡톡히 일조했다.

겨울도 안심할 수 없다. 사고는 여름에 많이 일어나지만 치명도는 겨울 한파와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가 더 높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 손해율이 100%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및 사업비율 악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해율 관리를 위해 자동차보험에 포함된 할인특약 등을 축소하거나 빼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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