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두고 보험업계vs의료계 의견 충돌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이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스템 제도 도입을 두고 보험업계와 의료업계 사이에 극명한 입장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이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의협의 성명 내용은 도입을 찬성한 보험업계의 입장을 완전히 배척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뜨거운 감자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이슈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관련 내용이 포함된 보험업 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서 발의된 상태로, 얼마 전에는 금융위원회도 이 법안에 대해 동의를 표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사실상 의료계를 제외한 모두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는 상황. 때문에 보험업계와 의료업계의 의견 대립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필요성 강조.. 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고도 3800만 명에 달한다.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청구 건수가 다량으로 발생하는데도 보험금 청구를 종이서류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가입자와 요양기관, 보험회사 모두에게 불편함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구 간소화 도입의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된 것은 소비자 보호와 편의성 확보가 목적이었다"며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신청절차의 불편함으로 인해 그냥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청구 간소화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비효율적인 청구제도로 인해 보험사의 업무가 상당히 과중되고 있다. 청구 간소화 도입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업무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제도 준비를 위해 살펴보던 도중 확인됐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도입 검토를 시작한 제도가 소비자 보호와 편의성 확보는 물론 업무 절감이라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최근 정부 쪽에서도 도입을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의료계는 ‘싫어요! 안돼요!’

이처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 등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을 주창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입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의협은 반대 성명을 통해 “보험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의료기관에게 부당하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의료기관이 지켜야 할 환자의 정보를 아무런 통제 없이 보험사가 요구하는대로 제출하게 하는 악법”이라 비판하며 청구 간소화 도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또 현재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서는 “결국 보험금 청구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잡하게 하는 것이며 심평원이나 중계기관에서 민감한 개인정보가 누출되거나 오히려 악용될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보험업 법 개정안 2건에 대하여 절대 반대의 뜻을 밝힌다”며 “이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진행될 경우, 법안을 막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보험업계와 가장 연관이 깊다 할 수 있는 의료계가 강력한 반대를 표하고 있는 만큼 도입의 실현을 위해서는 의견 조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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