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고공행진’에도 보험료 인상은 요원, 속타는 손보사들

▲ 사진=픽사베이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90%를 돌파하면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적정 손해율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보험료 인상이 있지만, 이미 올해 두 차례 올린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또 평균 손해율 90% ‘돌파’ 주요손보사들 골머리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90.3%~96.1%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4개사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대형사로 시장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9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3%(가마감 기준)로 나타났다. 8월 손해율인 92.6%보다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전년 9월 손해율인 89.2%보다 여전히 높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손해율(1~3분기)은 88.3%로 지난해 1~3분기 누적손해율인 83%보다 5.3% 증가했다.

현대해상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해상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3%(가마감 기준)로 집계됐다. 8월 손해율인 95.4%보다 다소 줄어들었나, 여전히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년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1%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손해율(1~3분기)은 89.1%로 지난해 1~3분기 누적손해율인 82.2%보다 6.9%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6%(가마감)으로 확인됐다.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로 타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폭보다 다소 낮다. 전년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손해율(1~3분기)은 89%로 지난해 1~3분기 누적손해율인 85.1%보다 4.9% 다소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의 9월 손해율도 다른 손해보험사와 비슷했다. DB손해보험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가마감 기준 96.1%로 나타났다. 8월 손해율인 92.3% 보다 3.8% 상승한 수치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손해율(1~3분기)은 88.6%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손해율인 83.9%보다 4.5% 상승했다. 보통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손해율 ‘고공행진’에도 보험료 인상은 요원

각 손해보험사들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암울하긴 마찬가질 것으로 보인다. 8년 만에 인상된 차량정비요금과 함께 시간당 70㎜에 달하는 물폭탄을 뿌린 ‘미탁’의 손해율이 10월 손해율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한반도 남부지방을 강타한 ‘미탁’은 109억 4200만원의 손해를 입혔다.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액 109억 4200만원 가운데 차량침수 피해가 대다수(104억 3500만원)를 차지했다. 추정손해액은 삼성화재 36억 9000만원, 현대화재 20억 7700만원, DB손해보험 15억 2800만원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 보니 각 손해보험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손해율을 잡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지만, 이미 올해 1월과 6월 각각 3~4%, 1~1.6%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내년 초 보험료 인상을 하고 싶어도 국회의원 선거(총선)이 있는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현재 손해보험사 중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요율검증을 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료율 요율검증은 보험료 인상 전 진행하는 절차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두 차례의 자동차보험 인상이 있었다.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됐지만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분 등 전체적인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다른 보험료 인상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 연한, 경락손해에 대한 부분이 약관변경 사항으로 인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승폭 만큼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지 못하다보니 손해율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한번 더 보험료를 인상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상황을 볼 때 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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