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보험직종사자-의료종사자 개입, 적발액 7982억원 ‘역대 최고’

[보험매일=최석범 기자] 매년 보험업과 관련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으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실제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총 58개지만,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11개에 불과하다.

계류 중인 법률 개정안은 21대 국회로 넘어가면 자동으로 폐기되기 때문에, 동일한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려면 10인 이상의 의원 찬성을 받아야 하는 절차 등 수고가 필요하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보험업 관계자들의 절절한 요구가 담긴 수많은 법률 개정안이 폐기된 바 있다.

보험업 발전을 위해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셈. <보험매일>은 보험업계가 눈여겨 봐야 할 보험업 관련 주요 법안을 소개한다. 네 번째는 보험사기에 가담한 보험직종사자, 의료종사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김관영 의원, 김진태 의원) 개정안이다. <편집자 주>

◇보험사기 스페셜리스트 가중처벌 대상 포함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는 보험사기 적발액은 보험사들의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가뜩이나 주요 상품의 손해율 상승으로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인데, 보험사기 적발액마저 매년 증가하다보니 보험사들에게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다수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인상시켜 선량한 보험계약자 등의 피해가 유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험사기 적발액수는 지난해 역대 최고수준인 7982억원을 기록했다. 이 적발액수는 2017년 대비 680억원(9.3%) 증가한 액수다. 보험사기 적발액은 2016년 7185억원에서 2017년 7302억원으로 증가했고 2018년에는 7982억원으로 매년 치솟고 있다.

문제는 과거 보험사기가 생계형이었다면 점점 전문화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를 보면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2016년 8만 3012명에서 2017년 8만 3535명으로 증가하다가, 2018년에는 7만 9179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보험사기 적발인원 중 보험모집인 수는 2016년 1019명에서 2017년 1055명, 2018년 1250명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보험사기형태가 점점 조직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은 진단했다.

이에 보험사기 범죄에 가담하는 스페셜리스트에 대해서도 강한 처벌을 내려 보험사기를 예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국회 정무위 소속 김관영 의원과 김진태 의원은 각각 특정 직종에 대한 가중처벌을 포함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관영 의원 안은 보험사회사 전현직 임직원이 보험사기를 저지른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는 내용이다. 김진태 의원안은 보험설계사, 손해사정사, 의료종사자, 자동차관리사업자 등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벌금액 기준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려 가중처벌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험사기 예방 유인책” 정무위 전문위원 호평

안타깝게도 김관영 의원안과 김진태 의원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김관영 의원안은 지난 2017년 제350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상황이다.

김진태 의원안의 경우 지난 8월 22일 진행된 제370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논의는 되지 않았다. 희망적인 것은 정무위 소속 전문위원들의 검토의견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김관영 의원안을 검토한 정무위 전상수 수석전문위원은 “보험사기는 범죄의 특성상 보험계약에 대한 지식이 많은 보험업 종사자가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현직 보험회사 임직원에 대해 가중처벌함으로써 보험사기를 예방한다는 입법취지에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태 의원안 역시 전문위원의 긍정검토를 받았다. 정무위 조용복 전문위원은 “보험금의 산정·지급에 관련된 정보나 전문지식을 이용할 수 있는 자의 보험사기 행위에 대한 유인을 감소시켜 보험사기죄의 예방과 억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손해보험협회는 보험사기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최근 경찰출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앞서 손해보험협회는 보험사기조사팀을 자동차보험사기조사팀과 장기보험사기조사팀으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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