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2017년부터 시작된 국내 보험산업의 저성장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원수)보험료의 증가율은 0%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험연구원은 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보험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인 조찬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원은 내년 예상 수입보험료는 202조7천억원으로, 올해 202조6천억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율을 따지면 0%다.

전망이 맞는다면 보험산업은 4년째 저성장 국면이다. 수입보험료는 2017년에 전년 대비 1.0% 감소했고 2018년에는 -0.2%, 올해는 0.3%의 변동률을 보였다.

이 중 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 변동률은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손해보험은 올해 3.8%에서 내년 2.6%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업계에선 보장성 보험의 증가세 둔화, 저축성 보험의 감소세 지속, 해지(해약) 증가 등이 역성장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보장성 보험의 경우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업계가 판매 확대 전략을 펴고 중저가 건강보험 판매를 늘리는 등 일부 성장 요인이 있긴 하지만, 종신보험 수요가 부진한 데다 경기 부진으로 해지(해약)도 늘어나 2.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저축성 보험은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회계제도 변화에 대비한 보험사들의 소극적 판매 등으로 8.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전망이 밝진 않다.

내년 장기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올해보다 3.4% 증가하고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각각 5.1%, 3.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 할인 특약 축소 등 증가요인에도 온라인 채널 비중 확대 등 감소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올해보다 1.5%포인트 감소한 0.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수입보험료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약과 지급보험금 증가, 수익성 악화, 자본비용 상승 등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성' 중심의 경영을 벗어나 '기업가치'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인 저성장 환경에서 시장점유율에 치중한 전략은 필연적으로 부채 위험과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수익성 악화를 수반하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는 고위험 상품 개발을 지양하고 경제 상황과 인구 고령화에 맞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제언했다.

적극적으로 부채관리를 하면서 경영자 성과평가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 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기술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험 보장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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