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정리·경영진 개편 움직임에 매각설 다시 수면 위로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최근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곧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정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 안팎에서 파다하다.

◇ 해외 자산정리·경영진 개편, 매각설 부채질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국 15개 호텔을 58억 달러에 매각하는 등 자산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중국 감독당국은 안방보험의 주요 자산을 인수 할 새로운 보험사로 다자보험그룹 설립했다. 이후 해외 자산 매각 진행이 본격화되면서 안방보험의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머지않아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때맞춰 이뤄진 경영진 개편도 매각설에 힘을 보탠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1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푸징수(Pu, Jingsu) 안방보험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기타비상무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였던 야오따펑(Yao, Da Feng) 전 기타비상무이사가 지난 6월 일신상의 사유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이후 공백 상태였던 자리를 푸징수 의장이 채우게 된 것이다.

동양생명은 작년 2월 모회사 안방보험이 보험업법 위반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경영권을 박탈당하면서 매각설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여기에 내년 2월 위탁경영 기간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인사 교체인 만큼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선들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등기임원직을 유지해온 야오따펑 전 의장은 안방보험그룹 부총재를 거쳐 안방생명 이사장을 지낸 안방보험 내 핵심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리에서 이탈하고, 외부 재무·투자 전문가 출신인 푸징수 의장이 자리를 메우게 되면서 다시 한번 매각설에 군불을 지피게 된 것이다. 푸징수 의장은 중국 당국이 추천한 인물로 알려진다.

◇ 유력 후보군은 금융지주사?

연례행사처럼 고개를 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설은 그만큼 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두 업체가 합병해 시장에 나온다면 시중에 이미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보험사 매물 중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보험 M&A 시장에서 공식적인 매물로 나온 곳은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이 유일하다. 다만 생보업권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손보업계에서는 더케이손보와 MG손보가 물 밑 속에서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부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중 동양생명은 열악한 업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5% 이상 증가하는 등 주요 실적 지표가 모두 개선되면서 몸값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업체다. 보장성 상품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보험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늘면서 주요 영업지표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따라서 만약 매물로 나올 경우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몰두하고 있는 KB금융과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탐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묶어 매각이 이뤄진다면 단숨에 자산규모로 업계 5위 생보사를 손에 쥐게 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최근 보험 업황이 전체적으로 둔화되어 주인을 찾는 여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M&A가 성사되면 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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