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달말 내달초 매각공고 유력"…실적·RBC개선 매각 '청신호'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KDB산업은행의 출자관리회사인  KDB생명 매각 작업이 이달 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매각을 성공시키는 경영진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시할 정도로 산업은행이 그 어느 때 보다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 도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 산은 “빠르면 30일 공고 예상 중…확정 날짜는 아직”

▲ (사진출처=김은주 기자)

26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30일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매각 공고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 측은 다음 달 초 이상은 넘기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내년 3월에는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정이다.

산업은행은 앞서 지난달 중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KDB생명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CS는 지난 2016년 매각을 진행할 당시에도 KDB생명의 매각 주관사를 맡은 곳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매각 주관사가 내부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빠르면 9월 말 혹은 늦어도 10월 초 사이에 매각 공고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적·RBC비율 개선세 ‘뚜렷’…3전4기 끝 “이번에는 반드시”

공고를 시작으로 KDB생명의 매각이 본격화될 전망인 가운데 성공 여부가 업계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앞서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끝내 팔리지 않은 특별한 이력 때문이다. 다시 말해 KDB생명의 매각 도전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한 뒤,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다.

2014년에 두 번의 시도 후, 2016년 다시 한 차례 KDB생명을 M&A 시장에 내놨지만 적절한 인수가를 제시하는 인수희망자를 찾지 못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산업은행은 올해 다시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복되는 매각 실패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중고를 겪었던 KDB생명이 지난해부터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개선돼 경영정상화의 속도가 붙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KDB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64억원으로, 전년도 767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33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도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2017년 12월 말 RBC비율이 108.5%까지 떨어졌던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기준 200%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6월 기준으로 232.7%를 기록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성공하면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결정한 점도 이번 KDB생명 매각 의지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 중 하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의 정상화 속도가 빠르다”며 "늦어도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다만 매각 성공의 변수로 거론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가격’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처음 약 6500억원에 인수한 뒤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현재까지 약 1조 2500억원을 투입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 측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KDB생명의 가치가 이에 못 미친다는 점이 매각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인수 가치를 5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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