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설계사 수수료 인상에 반발 9월부터 불매운동

[보험매일=임근식 기자] GA업계가 일부 손해보험사와 대립각을 세우며 판매 중지 등 전면전을 선포했다.

삼성화재가 금융위원회의 보험 모집수수료 개정안이 입법예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상향 조정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메리츠화재도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 삼성화재, 전속설계사 수수료 파격 인상

지난 22일 삼성화재는 9월부터 신인 설계사와 타 손보사나 GA에서 이동한 경력설계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최대 1,200%까지 지급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삼성화재는 수수료 변경을 통해 신인 전속설계사가 실적형과 고정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적형을 선택한 설계사는 실적에 비례해 최대 1,200%의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계약 익월 선지급 수수료는 725%로 정했다.

고정형을 선택한 설계사는 영업활동 초기 적응기간을 고려, 위촉 후 3개월 동안 최소 200만원~최고 300만원의 고정급이 주어진다. 이후에는 실적형과 마찬가지로 실적 비례 수당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신입 설계사를 도입한 기존 설계사도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의 수수료 조정은 표면적으로 메리츠화재를 견제하는 포석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에게 월납보험료의 1,10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속설계사 조직이 늘어났고 그에 따른 매출도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수수료 정책 변경을 통해 메리츠화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사 전속 조직의 이탈을 방지하고 나아가 타 보험사와 GA 소속 설계사의 유입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형 GA 대표 긴급 조찬회 열어 판매중지 결의

금융위 모집수수료 개편안이 통과되면 GA는 1차년도 총수수료가 1,200% 한도에 묶여 삼성화재 전속설계사에 비해 열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삼성화재에 비해 수수료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GA는 존립의 위기까지 처해질 상황에까지 몰리게 됐다.

GA 소속설계사가 삼성화재를 비롯, 수수료 경쟁력을 갖춘 보험사로의 이탈 방지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에 대형 GA 대표는 26일 긴급 조찬회를 열어 삼성화재의 수수료 정책 변경에 반발, 삼성화재 상품 판매를 전면 중지키로 결의했다.

또 메리츠화재도 지난 2016년 전속설계사 고수수료율 적용,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를 들어 10월부터 상품판매를 중지키로 했다.

삼성화재 상품 불매운동의 반대 급부로 메리츠화재에 계약 쏠림을 방지하는 의도도 깔려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작업과 관련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GA업계에서는 양사가 GA에 지출되는 사업비를 절감해 자사 전속조직에 투입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GA업계가 보험사 상품 불매운동에 나선 건 지난 2016년 메리츠화재가 최초다.

당시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에 대한 수수료 인상안에 반발하며 판매 중지에 나섰다.

이에 메리츠화재 김용범사장이 GA대표와의 간담회를 열어 전속설계사의 수수료 변경 조치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GA와의 상생을 위해 이익공유제를 실시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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