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CEO, 넉 달 만에 또 사들여…책임경영 의지 표명

[보험매일=이흔 기자] 한화생명 CEO(최고경영자)들이 주가하락을 틈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은 자기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재취득하여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시장에 기업의 성장성을 알리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활용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29일 차남규 부회장이 자사주 5만주, 여승주 사장이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각각 4만4000주, 2만주를 매입한 후 약 4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차 부회장은 총 18만4000주, 여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 보험사, 주가하락 틈타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 나서

최근 들어 보험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부쩍 잦아졌다.

올 초 보험사들은 주가가 곤두박질할 때를 틈타 대대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미래에셋생명 1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 21일 부터 28일까지 일주일 간 다섯 차례에 걸쳐서 미래에셋생명 주식 143만7226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규모는 12월21일 3억3400만원, 24일 1억7100만원, 26일 10억9200만원에 이어 27일과 28일 각각 31억3500만원, 16억9700만원으로, 총 64억2900만원 어치 주식을 샀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 보유주식은 기존 보유분 2884만3450주에 더해 3028만676주(15.28%)로 늘어났다.

당시 자사주 매입은 미래에셋생명 주가 하락 시기에 이뤄졌다.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52주 최저가로 내려앉으면서 하향세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3월 PCA생명과 합병하면서 신주 발행으로 최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이 하락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신주 발행으로 낮아진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동양생명 뤄젠룽 사장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뤄 사장은 지난해 말 동양생명 주식 1만4922주(0.01%)를 7100만원에 매입하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작년 4월 1만2000주, 5월 6206주 매입에 이어 세 번 째 자사주 매입으로 총 3만3128주 보유하게 됐다.

삼성생명도 최근 특별계정을 통해 삼성화재 우선주 매입에 나섰다.

삼성화재의 최대주주(14.98%)인 삼성생명은 작년 말 다섯 차례에 걸쳐 우선주 총 1만1478주를 25억1300만원에 샀다.

◇ 발행주식수 감소시키지 않고도 주주들 지분율-미래 배당 증가시켜 보상 

자사주 매입은 발행주식수를 감소시키지 않고도 주주들의 지분율과 미래 배당을 증가시켜 보상할 수 있으며, 분산 주주를 정리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거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가는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업 관련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실제 회사 가치나 미래성장 잠재력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책임경영과 주가부양의 의지를 대내외로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사주 매입은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의 책임경영과 및 주주가치 제고의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주가는 최근 증시 부진과 맞물려 2500원선까지 떨어진 상태다.10년 전 1만원에 육박했던 한화생명 주가는 최근 ‘4분의 1 토막’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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