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 잘하면 고객 신뢰도 제고…불건전 모집 설계사에게는 ‘독’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보험 소비자보호를 위해 출시된 'e-클린보험서비스'가 설계사들에게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전모집을 실천해 온 설계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활용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설계사들은 영업력 저하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및 생명·손해보험업계가 자정 노력으로 정도 영업을 강조하면서 설계사들은 금융지식 함양은 물론 완전판매 프로세스 강화를 요구받고 있다.

◇ 설계사 이력 조회의 ‘이면’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소비자들은 이날부터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보험설계사의 완전판매 이력 등을 살펴볼 수 있다.

e-클린보험서비스는 설계사와 GA(독립법인대리점) 관련해 각종 정보가 집적된 서비스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보험을 권유하는 설계사의 이름과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설계사의 현재 소속 회사와 과거 소속, 제재 이력 등 기본정보를 조회할 수 있으며, 설계사가 동의할 경우 불완전판매율이나 보험계약유지율 등 신뢰도 있는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설계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비자보호를 위해 설계사의 그간 영업 이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와 건전모집을 실천해 온 설계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소비자는 설계사의 이력을 살펴본 후 설계사의 완전판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소비자에게는 믿고 가입할 만한 확신을 주는 셈이다.

반대로 완전판매를 지향해 온 설계사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보험 가입을 확정하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계약 성사율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설계사가 동의해야 확인할 수 있는 계약 유지율 및 불완전판매 여부는 설계사를 평가하는 지표로써 그간 관리가 잘 됐다면 생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설계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해당 서비스가 시행되기 이전까지 완전판매, 계약유지율 관리가 잘 안됐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가 설계사의 영업 지표를 살펴봤을 때 불건전영업이 눈에 띌 경우 계약을 유치할 수 없고, 결국 이러한 설계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건전모집을 위한 자정 노력은 좋은 징조”라면서도 “하지만 설계사의 이력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낙오되는 설계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 평균 설계사 정착율과 계약 유지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설계사 수가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20%의 설계사들이 정보동의를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금융 전문 설계사만이 생존

이에 설계사들은 고객 모집 및 자생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성을 함양하고 완전판매 프로세스를 강화해야 생존할 수 있는 환경에 처했다.

특히 보험상품 완전판매도 중요하지만 보험업을 비롯한 은행·증권에 대한 전문 지식도 필수 요건이 됐다.

과거에는 보험상품을 잘 팔기 위한 지식만 있으면 생존 가능했으나, 재무설계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의 생애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설계사들의 자격 요건이 됐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의 보험영업은 과거의 지인영업에 머물던 방식과 달리 차별성 및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비록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는 문턱은 낮지만 이후 생존력은 개별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업권 전반의 다양한 지식 및 정보를 습득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불완전판매 등의 민원과 직결되는 만큼 해당 시스템이 정착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다만 지인영업 위주의 현 시장에서 실효성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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